51조 늘어 4분기 증가 2배 넘어
서비스·제조업 등 돈빌리기 바빠
서비스·제조업 등 돈빌리기 바빠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자금사정 악화로 자영업자와 기업 등의 올해 1분기 대출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1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를 보면, 3월 말 금융권의 대출 잔액은 1259조2천억원으로 석달 전보다 51조4천억원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8년 1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해 4분기 증가액(24조1천억원)의 2배를 넘는다. 1년 전과 비교한 대출 증가율은 10.4%로 2009년 1분기(13.4%) 이후 가장 높았다. 산업별 대출 통계는 자영업자·기업·공공기관·정부가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등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말한다.
산업별로 보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의 대출이 34조원 급증했다.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의 대출 증가폭(12조2천억원)이 가장 컸다.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정부의 금융지원이 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제조업도 업황 부진으로 자금수요가 커지면서 대출이 14조8천억원 늘어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만 해도 대출잔액이 감소했던 석유·화학·의약품·플라스틱,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 자동차·트레일러 업종이 모두 수조원씩 대출을 늘렸다. 건설업도 지난해 4분기에는 대출 규모가 1천억원 줄었지만 이번에는 1조4천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대출금을 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이 역대 최대 폭인 37조7천억원 증가했다.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운전자금이 각각 22조5천억원, 13조4천억원 증가했다. 시설자금은 13조6천억원 증가해 2015년 4분기(15조9천억원)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대출 업권을 보면 예금은행의 증가액(34조9천억원)이 제2금융권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16조5천억원)보다 많았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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