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은행이 외부감사대상 법인 중 3764곳을 조사한 ‘1분기 기업경영분석’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영향을 받기 시작한 지난 1분기에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수출 컨테이너 화물이 선박에 실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영향을 받기 시작한 지난 1분기에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나빠졌다. 특히 대기업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16일 한국은행이 외부감사대상 법인 중 3764곳을 조사한 ‘1분기 기업경영분석’ 자료를 보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1%로 1년 전(5.3%)에 비해 1.2%포인트 낮아졌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5.7%에서 3.5%로 큰 폭 하락했다. 국제유가와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석유화학, 기계‧전기전자 업종의 채산성이 떨어진 탓이다. 반면 비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5.1%로 0.5%포인트 상승했다. 도·소매와 운수 등 서비스 업종의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연료비 하락 덕분에 전기가스업 이익률(-1.0%→5.3%)이 큰 폭 반등한 영향을 받았다. 세전 순이익률도 1%포인트 하락한 4.8%로 나타났다. 이 역시 제조업(4.5%)은 하락한 반면 비제조업(5.2%)은 소폭 상승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의 영업이익률(5.1%→3.5%)과 세전순이익률(5.9%→4.3%)은 하락한 반면 중소기업(6.0%→7.0%, 5.3%→7.1%)은 모두 상승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줄었다. 전분기(-0.5%)와 견줘도 감소 폭이 컸다. 도·소매와 음식‧숙박업 등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비제조업의 매출(2.2%→-1.9%)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총자산도 1.5% 늘어나는 데 그쳐 전년 동기(3.2%)보다 증가율이 낮아졌다. 대기업의 총자산 증가율(1.2%)은 낮아졌지만 중소기업(3.1%)은 되레 높아졌다.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88%로 전분기(84.3%)에 비해 높아졌다. 석유화학과 운수업체의 영업손실로 제조업(68.9%)과 비제조업(120.8%) 가리지 않고 부채 부담이 커졌다. 총자본 중 차입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비중을 나타내는 차입금의존도도 25.3%로 전기 대비 0.2%포인트 높아졌다. 대기업(24.1%)의 의존도는 커진 반면 중소기업(30.8%)은 낮아졌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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