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애플이 암(ARM) 아키텍처로 자체설계한 컴퓨터칩 ‘애플 실리콘’을 공개하고, 올해 말 시작해 2년 안에 맥 컴퓨터에서 인텔 칩을 애플 칩으로 100%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쿡은 “애플 실리콘은 맥을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만들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개발도구 제공 등 개발자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구체적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애플 제공.
‘애플 칩’을 탑재한 맥 컴퓨터는 컴퓨터칩의 절대강자 인텔을 위협할까.
지난 22일(현지시각) 자체 설계 컴퓨터칩 ‘애플 실리콘’을 공개한 애플이 2년 안에 맥 컴퓨터에서 인텔 칩을 애플 칩으로 100% 대체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애플 칩 등장이 몰고올 파장에 대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애플 칩을 장착한 맥의 존재가 인텔의 사업모델에 당장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인텔 매출에서 맥에 공급하는 칩의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지난 24일자 기사에 따르면, 인텔 연간 매출에서 애플 비중은 2~3%에 불과하다. 애플의 자체 칩 전환도 2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인텔의 수익구조가 이윤이 낮은 개인용 컴퓨터칩(CPU)보다 수익성 높은 서버용 칩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인텔의 직전 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칩 부문은 1년 전보다 43%나 성장했고 영업이익률은 50%에 이른다. 전통적인 피시(PC) 부문 성장률은 14%에 영업이익률도 36%였다.
이밖에 시장조사업체 아이디시(IDC)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애플은 전세계 피시 출하량의 평균 8%를 차지했을 뿐인데다 지속적 증가세와도 거리가 멀다. 더욱이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12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암 아키텍처 기반의 피시-태블릿 기기인 서피스와 서피스 프로엑스(X)를 출시하며 ‘윈텔(윈도+인텔)’ 체제 이탈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도 변수다.
하지만 만일 애플 칩 기반의 맥이 성공한다면 그 영향이 맥 사용자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 칩이 성공하면 더 많은 피시 제조업체들이 암 칩셋을 채택해 인텔의 지배력을 위협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시와 맥으로 대립했던 엠에스와 애플이 암 기반 칩셋으로 ‘탈인텔’이라는 공동전략을 추구할 경우 무시못할 파괴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6월10일 63.8달러였던 인텔의 주가는 지난 26일 약 10% 하락한 57.5 달러를 기록했다.
구본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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