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아파트 모습. 그리고 내년 3월 준공을 앞두고 한창 공사중인 한 아파트 단지.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늘면서 지난달 가계대출이 다시 급증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9일 발표한 ‘6월 대출 동향’을 보면, 은행권의 지난달말 가계대출 잔액은 8조1천억원 늘어난 928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증가폭(9조6천억원)에는 못미치지만 앞선 4~5월(4조9천억원 안팎)과 견줘 증가규모가 재차 확대됐다. 6월만 놓고 보면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대출항목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5조원 늘어 지난 2월 이후 넉달만에 증가폭이 확대됐다. 중도금 대출을 중심으로 집단대출(2조1천억원)이 증가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천호로 전월 대비 2배로 늘었고 경기지역 매매량도 1만2천호에서 1만7천호로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값 상승으로 전세자금 대출 증가액도 2조원에서 2조5천억원으로 늘었다.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3조1천억원 늘어 6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주택담보대출로도 부족한 자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데다 에스케이(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금 대출이 겹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8조5천억원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4% 늘었다. 제2금융권 대출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4천억원 늘었다.
반면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지난달 1조5천억원 증가에 그쳐 전월 증가폭(16조원)에 견줘 크게 축소됐다. 대기업 대출은 분기말 재무건전성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과 회사채 발행여건 개선에 따라 넉달만에 되레 3조4천억원 감소했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은 각각 4조9천억원, 3조7천억원 증가해 6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다만 전월 증가폭(13조3천억원, 7조7천억원)과 견주면 절반에 못미친다. 한은은 “정부의 저금리 대출 지원이 거의 끝나가고 소상공인의 매출 부진도 완화하면서 증가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예금금리가 0%대에 진입하면서 시중자금이 부동화하면서 정기예금에서 수시입출금식 예금으로 이동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은행 정기예금은 9조8천억원 줄어 감소폭이 전월보다 3배 가량 확대됐다. 반면 대기성 자금인 수시입출식예금은 32조8천억원이나 불어났다. 은행 전체 수신은 18조6천억원 늘었지만 증가폭은 전월(33조4천억원)에 크게 못미쳤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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