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형 오디오·비디오 발판 “2010년 2위 달성”
에스케이텔레콤은 그동안 해외시장 진출 사례로 베트남의 에스텔레콤을 내세워왔다. 우리나라 이동전화 회사로는 처음으로 국내 장비업체와 함께 해외에 진출해 국산장비로 직접 통신망을 깔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단말기도 한국에서 가져다 가입자들에게 주고 있다. 하지만 실적은 좋지 않다. ‘가입자 30여만명으로 베트남의 4개 이동전화 회사 가운데 꼴찌.’ 2005년 말 현재 성적표다. 인구 8천만명의 베트남에서 이동전화 서비스를 시작해 2년5개월 동안 이룬 실적치고는 초라한 편이다.
하지만 목표는 높다. ‘2008년까지 가입자를 400만으로 늘려 본격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2010년까지 베트남 2위 이동전화 회사로 부상.’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를 위해 2007년까지 2억8천만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 이미 1단계로 그동안 호치민과 하노이 등 대도시에 국한돼 있던 서비스 반경을 39개 성의 주요 도시로 넓혔다. 김성봉 에스케이텔레콤 베트남지역본부장은 “이제 전국 사업자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며 “올 상반기까지 전국 64개 성 모두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2단계 서비스 반경 확대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에스텔레콤은 하노이, 호치민, 다낭 같은 곳에서는 통신망을 3세대(시디엠에이 1엑스 이브이-디오)로 발전시켜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에 머물고 있는 서비스를 무선인터넷까지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무선인터넷 기술 개발자들이 대거 베트남 지역본부로 파견돼, 국내에서 개발된 무선인터넷 기술을 베트남 현지에 맞게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차성태 에스케이텔레콤 플랫폼연구원 부장은 “에스케이텔레콤이 이미 갖고 있는 기술만 적용해도 다른 업체들이 넘볼 수 없는 수준의 무선인터넷과 각종 부가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는 현재 4개 이동통신 업체가 있으나, 3세대 이동통신망을 깔아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에스텔레콤이 처음이다. 아직은 가입자당 매출이 10달러(1만원) 수준밖에 안돼, 다른 업체들은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정명기 에스케이텔레콤 베트남지역본부 기획팀장은 “무선인터넷을 통해 제공할 주문형 음악,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등으로 젊은 층을 공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봉 본부장은 “베트남 이동전화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홍콩의 허치슨이 하노이텔레콤과 합작해서 6억5천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데서도 입증된다”며 “때맞춰 한류 바람까지 불고 있어 기대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호치민/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