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수입과 해외여행 등이 줄면서 경상수지가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국제수지’ 통계를 보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5억7천만달러로 지난해 8월(48억6천만달러)보다 큰 폭 늘었다. 경상수지 흑자 흐름은 지난 5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8월 상품수지 흑자는 늘고 서비스 수지 적자는 축소됐다. 상품의 수출입 차이인 상품수지는 70억1천만달러로 1년 전보다 흑자폭이 23억8천만달러 확대됐다. 수출(-10.3%)보다 수입(-17.3%) 감소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수입이 줄면서 되레 무역흑자가 증가하는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불황형 흑자가 길어지면 내수와 물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이에 대해 한은은 수입 감소폭 확대는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것으로 국내경제에 부정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이성호 금융통계부장은 “올해(1~8월) 수입 감소폭은 10.3%인데 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원자재가 딱 2배인 20.6% 줄었다. 나머지 자본재·소비재의 수입은 줄지 않았다“며 “국내 일부 산업의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8월의 경우 원자재 수입은 33.3% 감소한 반면 자본재 수입은 5.9% 증가했다. 자본재 수입은 기계류 등 국내 설비투자와 상관관계가 높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8억달러)는 1년 전보다 7억6천만달러 축소됐다. 코로나19로 여행수지 적자폭이 줄고 운송수지 흑자폭은 확대된 영향이다. 임금·배당·이자 등 본원소득수지 흑자(6억3천만달러)는 1년 전(20억2천만달러)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해외법인의 경영악화로 국내 배당수입이 급감해 배당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다.
한은은 이 추세대로면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인 54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8월까지 누적 경상흑자는 331억9천만달러이며 9월 무역수지 흑자는 2년만에 최대인 88억8천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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