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중국인민은행은 22일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을 4000억위안에 5년 더 연장했다고 밝혔다. 연장 이전보다 통화스와프 금액과 기간이 모두 늘었다.
통화스와프란 비상시에 두 국가가 자신의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의 통화를 빌려 쓸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2009년 처음으로 1800억위안 규모 원-위안 통화스와프계약을 체결하고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 이를 3600억위안으로 확대한 뒤 2013년과 2017년 두 차례 더 3년 만기 연장에 합의했다. 마지막 계약이 지난 10일 만료되자 두 국가는 협의를 거쳐 통화스와프 규모를 3600억위안(약 64조원)에서 4000억위안(약 70조원)으로, 계약 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되면 국내에 위안화 공급이 부족할 때는 외환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고, 풍부할 때는 시중은행 대출을 통해 양국 기업들의 결제 대금을 지원할 수 있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전 세계에 달러가 귀했을 때도 원-달러 통화스와프 체결로 체결 전날 1285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이튿날 1246원으로 하락했다. 위안화는 달러화와 달리 세계 기축통화가 아니고 국제 결제 비중도 2% 수준으로 높지 않아 원-위안 통화스와프가 국내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이번 원-위안 통화스와프 규모는 중국이 다른 나라와 체결한 통화스와프 계약 가운데 홍콩과 더불어 가장 큰 수준”이라며 “계약기간이 확대돼 만기연장 시기에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축소했다는 점도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주요국 통화스와프 체결 규모를 보면 한국과 홍콩이 각각 4000억위안이고 유럽중앙은행과 영국이 3500억위안이다. 한국의 주요국과 체결한 통화스와프 규모 가운데서는 중국(약 590억달러)이 캐나다(한도 없음)와 미국(600억달러) 다음으로 크다. 한은은 “국제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 무역 대금을 자국통화로 결제할 수 있도록 보장해 국내 금융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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