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1∼2분기 연속 역성장했던 한국 경제가 3분기 반등에 일단 성공했다. 다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추세적인 경기 회복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분기 대비 1.9%로 집계됐다고 27일 발표했다. 국내외 증권사들의 예상 전망치(1.3∼1.7%)를 웃도는데다 지난 8월 한은이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1.3%)의 필요 조건으로 제시한 ‘1% 중반대 성장률’보다 높다. 국내에서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를 시장가격으로 환산한 지디피는 한국의 경제 성장 추이를 가늠하는 지표인데, 지난 1분기(-1.3%)와 2분기(-3.2%) 모두 전 분기보다 감소했다가 3분기 들어 증가했다.
자동차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2분기보다 15.6% 는 영향이 컸다. 지난 1분기(-1.4%)와 2분기(-16.1%) 수출 하락분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수출이 한 분기만에 이렇게 큰 폭으로 는 건 1986년 1분기(18.4%) 이후 처음이다. 수입도 원유, 화학제품 등 위주로 4.9% 증가했고 설비투자도 기계류·운송장비 등 증가로 6.7% 늘었다. 다만 민간소비가 의류 등 준내구재의 부진으로 0.1% 감소했고 건설투자도 토목건설 위축 등의 영향으로 7.8% 줄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전 분기보다 7.6%, 농림어업은 1.8% 늘었다. 서비스업은 0.7%로 회복 폭이 상대적으로 더뎠다. 서비스업 중에서는 의료보건·사회복지(3.8%), 운수업(3.3%), 금융 및 보험(1.9%) 등의 성장률이 높았고 대면 서비스 비중이 높은 도소매숙박음식(0.3%)과 부동산업(0.2%), 교육서비스업(0.9%) 등의 성장률은 큰 차이가 없었다. 전기가스수도사업(-7.4%), 건설업(-5.5%) 등은 전 분기보다 줄었다.
3분기 성장률 반등폭이 예상보다 컸지만 향후 경기 회복 전망에 대한 한은의 반응은 조심스러웠다. 박양수 국장은 “3분기 1.9% 반등으로 실제 연간 성장률이 한은 전망(-1.3%)을 웃돌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유럽과 미국 등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추세라 이런 리스크 요인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보면 연간 성장률은 아직 전망치 범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3분기 지디피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앞으로 계속 상승 추세일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며 “운수, 여행 등 서비스 생산과 수출 회복이 더뎌 브이자 반등처럼 완전하게 회복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4분기에는 방역 1단계 완화에 힘입어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심화하고, 미국 대선 및 미·중 갈등 관련 불확실성도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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