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코스닥 상장 앞둔 ‘FN가이드’ 20년 성장사

등록 2020-12-09 17:10수정 2020-12-09 17:18

오는 17일 코넥스에서 이전 상장
국내 유일 금융정보 기업···‘한국의 블룸버그’ 별칭
“B2B 위주에서 B2C로 넓혀갈 예정”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FN가이드 본사 건물. FN가이드 제공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FN가이드 본사 건물. FN가이드 제공

국내 첫 금융정보 제공 기업 에프앤(FN)가이드의 주가를 오는 17일부터는 코스닥시장에서 보게 된다.

에프앤가이드는 증시 3부 리그 격인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을 8~9일 신영증권과 삼성증권을 통해 받았다. 청약 결과는 10일 공시될 예정이다. 앞서 2~3일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는 7000원에 확정됐다. 희망 공모가격대(5200~6500원)의 상단보다 높게 결정돼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에프앤가이드는 기업의 재무정보, 증권사 보고서, 국내외 금융시장 데이터를 제공하는 회사다. B2B(기업 대 기업) 위주라 일반 개인들에겐 덜 알려져 있지만, 국내 대부분의 기관이 에프앤가이드의 데이터를 받아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언론사 금융 담당자들의 주요 취재 통로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를 바탕으로 정보의 유료화를 사업 모델로 연결한 드문 사례로 꼽힌다.

김군호 FN가이드 대표. FN가이드 제공
김군호 FN가이드 대표. FN가이드 제공

현재 에프앤가이드의 정보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 기업은 2천개를 웃돈다. 금융회사만 400개를 넘는다고 한다. 증시 열풍 속에서 개인들의 가입도 늘고 있다고 회사는 전한다. 회사 수익의 대부분은 웹사이트인 에프앤가이드닷컴 아이디 사용료를 포함한 데이터 이용료이다.

지난해 에프앤가이드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11억, 32억원이었다. 직원 규모 130명의 회사가 거둔 실적이다. 성장세도 빠른 편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85%, 80%가량 늘었다. 최근 3년(2016~2019년)으로 넓혀봐도 매출 신장률이 30% 이를 정도로 높고 올해도 이런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 설립 6년만인 2006년 이후 계속 흑자를 거두고 2009년부터 연속 배당을 해왔다는 점에서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에프앤가이드가 생겨난 것은 2000년 7월,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의 김군호(59) 대표에 의해서였다. 김 대표는 설립자인 동시에 처음부터 지금껏 대표를 맡고 있다. 회사 설립 직전 그의 마지막 직책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이었다. 1995년부터 증권사 생활을 시작해 금융권 한복판에서 외환위기를 맞았고, 이는 에프앤가이드 창업의 한 실마리였다.

김 대표는 증권사 시절 외국인이 한국에서도 한국인들보다 더 투자를 잘하는데 의문을 품었고, 이는 결국 감에 의존한 투자가 아니라 주가수익비율(PER) 같은 데이터를 따지는 데 따른 차이라고 파악했다고 한다. 회사 쪽에 데이터베이스센터를 만들자고 제안한 까닭이었다. 첫 제안은 거절당했다가 2000년 그룹 차원의 신사업 아이템 발굴 때 다시 낸 사업 제안이 받아들여져 에프앤가이드라는 별도 회사를 꾸리게 됐다.

초기 성과는 부진해 3년 만에 자본금 65억원을 다 날릴 정도로 어려웠다. 결국 주인도 바뀌었다. 2004년 삼성그룹 사업 재편 과정에서 공작기계 전문기업인 화천기계가 삼성 지분을 인수했다. 김 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삼성에서 꾸려가기엔 너무 작은 규모였고, 또 거래 상대방에서 (삼성 일원이라) 경계하는 면도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금도 화천기계 쪽이 최대주주로 올라 있으며 김군호 대표 개인 지분은 11% 수준이다.

에프앤가이드와 비슷한 2위 사업자 와이즈에프앤은 2018년 에프앤가이드와 합병했다.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유일 금융정보 업체로 일컬어지는 배경이다. 에프앤가이드는 독특한 사업 모델로 ‘한국의 블룸버그’라는 별칭도 얻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B2B(기업 대 기업) 위주에서 B2C(기업 대 개인 간) 쪽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간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개인 금융자산 관리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도 그중 하나다.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플랫폼 ‘머플러’가 금융위원회 ‘혁신금융 서비스’에 지정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대표는 “데이터 유통, 금융정보 유통업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솔루션을 제공하는 쪽으로 가야 팔린다는 걸 깨닫고 있다”며 데이터 유통, 금융정보 유통업자에서 한발 더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터, 정보를 시각화하고 맞춤형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주식에 양도소득세를 매길 경우 어느 종목부터 먼저 팔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에프앤가이드도 결국 플랫폼화의 길로 갈 것 같다“며 “공모 자금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B2C까지 아우르는 사업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