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의 심장부인 크렘린에서 1.5㎞ 떨어진 뉴 아르바뜨 거리 교차로의 ‘롯데센터’ 건설 현장. 롯데센터는 백화점 ‘롯데플라자’, 오피스용 복합 건물, 호텔 건물로 구성되며, 롯데플라자 21층 건물의 골조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뉴 아르바뜨 거리는 서울의 대학로처럼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롯데쇼핑 러시아 제공
‘브릭스시장의 블루오션’ 한파에도 성장 열기 넘쳐 12월 개점 준비 뜀박질
월소득 2천달러 이상 겨냥 채용·입점업체 상담 숨가빠 제조업체 동반진출 기대
월소득 2천달러 이상 겨냥 채용·입점업체 상담 숨가빠 제조업체 동반진출 기대
모스크바 ‘롯데플라자’ 건설현장을 가다 1월의 모스크바는 영하 30도로 얼어붙는다. 1월은 또 겨울 휴가철이라 모스크바는 개점 휴업이지만, 롯데 모스크바 건설 현장은 개점 채비로 숨가쁘다. 롯데그룹이 투자한 러시아 현지법인 엘앤엘(L&L)의 이세훈 부사장이 18일 안내한 모스크바 사무실은 시베리아 칼바람에도 아랑곳없이 북적댔다. 엘앤엘은 백화점 ‘롯데플라자’를 비롯해 호텔·오피스가 복합된 ‘롯데센터’를 건설하는 현지 법인이다. 엘앤엘 직원들은 강추위에 얼어붙은 엘리베이터 대신 외부 계단으로 9층 사무실을 오르내렸고, 지난 연말에 출범한 롯데쇼핑 러시아법인 직원들도 현지인 채용 작업에 빠듯한 하루를 보냈다. 쇼핑 쪽의 나상규 과장은 “내부 인테리어 설계 진행과 함께 입점업체 상담이 시작됐다”면서 “올 12월 개점까지 바쁘게 뛰어야 한다”고 전했다. 롯데플라자가 모스크바의 심장부에 문을 여는 ‘한국 백화점의 글로벌화’가 눈 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롯데그룹이 러시아 사업의 첫발을 내딛은 것은 15년여 전. 90년대초 러시아내 식품공장 설립을 검토하다가 90년대 중후반 쇼핑·호텔 사업 쪽으로 돌아섰다. 고비는 끊임없이 찾아왔고 사업진척은 쉽지 않았다. 98년엔 러시아 모라토리엄이 엄습했고, 2001년엔 인근 카지노를 경영하던 마피아 세력과 충돌도 겪었다. 공사 초기 카지노 쪽 벽을 건드렸다가 총 든 마피아들이 공사현장 인부들을 몰아낸 사건은 모스크바 주재원 사회에서도 유명한 일화다.
20세기초 탄생한 명품 중심의 쇼핑가 ‘쭘’의 외부 전경. 3600여평 5층 규모이나 현재 확장공사를 진행중이다. 롯데쇼핑 러시아 제공
물론 경쟁상대도 만만치 않다. 유럽 상류층의 유행과 소비를 동경한 러시아인들은 한 세기 전부터 고급 쇼핑가를 발전시켰다. 크렘린과 붉은 광장 주변에는 1886년과 1906년에 각각 문을 연 고풍스런 쇼핑가 ‘굼’과 ‘쭘’이 자리잡았다. 이들은 층별로 쇼핑 카테고리를 나누지 않는 등 한국식 백화점과는 다르다. 또 ‘손님이 왕’인 한국식 고객 응대 문화도 아직 낯설다.
97년 설립된 ‘롯데센터’의 사업자 법인 엘앤엘의 이세훈 부사장(사진 왼쪽)과 롯데센터 내 백화점인 ‘롯데플라자’를 운영할 롯데쇼핑 러시아의 나상규 과장이 건설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모스크바/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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