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수출 컨테이너 화물이 선박에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역성장과 원화 약세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1천달러대로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 잠정치를 보면,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1인당 국민총소득은 지난해 3만1755달러로 전년(3만2115달러)보다 1.1% 줄었다. 원화 기준으로는 0.1% 증가한 3747만3천원이었지만 지난해 원-달러 평균환율이 1.2% 상승(원화가치 하락)해 달러화 표시 소득이 감소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전년(-4.3%)에 이어 감소했지만, 2017년(3만1734달러) 처음으로 3만달러 시대를 연 이후 4년 연속 3만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주요국들도 지난해 성장률이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1인당 국민총소득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국민총소득은 수출보다 수입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한 영향으로 0.3% 감소에 머물렀다.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1.2%로, 지난 1월 속보치(1.1%)보다 0.1%포인트 상향조정됐다. 연간 실질성장률은 -1.0%로 변동이 없었다. 민간 부문이 성장률을 2.0%포인트 끌어내린 반면 정부가 1.0%포인트를 떠받친 결과다.
물가가 반영돼 국가경제의 규모를 파악하는데 쓰이는 명목 국내총생산은 1924조5천억원으로 0.3% 증가했다. 소비뿐만 아니라 투자, 수출입 등 경제 전반의 물가수준을 보여주는 ‘지디피 디플레이터’(명목 지디피/실질 지디피)가 교역조건 개선으로 1.3%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신승철 부장은 “2019년 지디피 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로 나오면서 우려했는데, 지난해 다시 플러스로 돌아서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총저축률(35.8%)은 1.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4분기 총저축률은 37.2%까지 올라 2017년 3분기(37.7%) 이후 가장 높았다. 처분가능소득이 1.8% 늘어난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최종소비지출)가 0.6%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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