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기업대출 증가로 국내 은행 영업수익이 늘었지만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대비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는 바람에 당기순이익은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이 8일 발표한 ‘2020년 국내 은행 잠정 실적’을 보면, 지난해 국내 은행 잠정 당기순이익은 12조3천억원으로 2019년 13조9천억원에 견줘 1조6천억원(11.5%) 감소했다.
영업수익 자체는 늘었다. 우선 은행의 주요 수입원인 이자이익이 41조2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5천억원(1.2%) 늘었다. 기준금리가 하락한 만큼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에서 자금조달비용을 뺀 순이자마진(NIM)이 1.41%로 전년도보다 0.15%포인트 내렸지만, 코로나19로 대출이 늘면서 은행의 운용 자산이 2521조1천억원으로 전년도보다 222조5천억원(9.7%) 증가했기 때문이다.
비이자이익도 7조3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8천억원(11.7%) 늘었다. 원-달러 환율이 전년보다 하락해 외환·파생상품관련이익이 늘었고 국채금리도 전년보다 하락(국채 가격 상승)해 은행의 유가증권관련이익도 증가했다. 영업외손실도 1조1천억원에서 9천억원으로 줄어 이익 개선이 뚜렷했다.
하지만 각 은행들의 대손비용(대손충당금 전입액에서 환입액을 반영한 금액)이 전년보다 3조3천억원(88.7%) 는 7조원에 달해 전체 당기순이익은 줄어들었다. 지난해 은행들이 코로나19 경제 충격에 대비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새로 쌓았기 때문이다. 대손충당금은 손실이 예상되는 채권의 손실비용을 반영하는 회계처리 방식이다. 대출자산의 일부를 부실 위험에 대비해 적립해 두었다가 추후에 그 돈이 되돌아오면 영업외수익 등으로 환입한다. 국내 은행들의 판매·관리비(24조1천억원)도 전년도보다 5천억원(1.9%)이 증가해 당기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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