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국군의 날’인 27일(현지시각)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쿠데타 이후 최대인 1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군경이 시위대는 물론 민가에까지 총격을 해 어린이들도 다수 희생됐다. 이날 도시 양곤에서 숨진 한 남성의 가족들이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양곤/로이터 연합뉴스
미얀마 양곤에서 근무하던 신한은행 현지 직원이 총격을 당했다.
1일 신한은행은 전날인 31일 오후 5시께 신한은행 미얀마 양곤 지점 현지 직원이 출퇴근 차량을 이용해 귀가하던 도중 총격을 받아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양곤시는 최근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잇달아 열린 도시다. 지난 27일엔 군부 강경 진압에 1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자체적으로 정하는 내부 위기 단계를 기존 ‘위기상황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한 뒤 양곤 지점을 임시 폐쇄하고 전 직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또 주재원의 단계적 철수를 검토 중이며 양곤 지점 거래 고객을 위한 필수 업무는 한국 신한은행에서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쿠데타 발발 후 현지 중앙은행의 정상근무 지시에 따라 영업점을 최소 단위로 운영 중”이라며 “직원 안전을 위해 위기상황 메뉴얼에 따라 최소 운용 인력을 제외한 모든 직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영업시간을 단축해 운영하는 등 미얀마 진출 기업 지원업무를 위한 최소한의 업무만을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국민·우리·하나은행도 미얀마에 법인을 두고 있다. 국민은행은 현지 법인인 케이비(KB)미얀마은행에 38명이 근무하고 있고 이날 전 직원이 재택근무 중이라고 밝혔다. 본국 직원 철수 여부는 외교부의 교민 철수 방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하나캐피탈의 자회사인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 지점이 68개사이며 모두 정상 영업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지법인 철수 계획은 없고 필수 인력만 교대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우리파이낸스미얀마’라는 소액대출 법인이 있어 41개 점포에 506명 직원이 근무 중이라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현지 법인 철수 계획은 없고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범래 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 공동대표는 “피격 당한 신한은행 직원의 경우 신한은행 차량인지 알고 쏜 것은 아니고 계엄령이 선포된 상태라 총격이 무차별적으로 일어나고 있어 그 일환으로 보인다”며 “미얀마 주요 도시가 사실상 통행 금지 상태이고 시민불복종운동 때문에 필수인력을 제외하곤 출근하는 이도 거의 없다”고 현지 상황을 전달했다. 그는 또 “미얀마 은행들이 상당수 문을 닫았지만 국내 은행들은 정상 영업을 하라는 미얀마 군부의 지시도 있고 어렵게 진출한 곳이어서 완전히 철수하려 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설아 세계시민선언 공동대표는 “필수 인원이라도 출근을 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상황”이라며 “한국인 철수 뿐만 아니라 현지 직원에 대해서도 안전 조치 차원에서 재택근무로 전환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 개인이 자신의 판단으로 출근을 안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직원 판단에 맡기기보다 회사 차원에서 먼저 안전을 담보할 조치를 취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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