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아미르 페렛츠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과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했다. 아시아 지역 국가 중 이스라엘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첫 사례다.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은 2016년 협상 개시 선언 뒤 모두 여섯 차례의 공식 협상을 거쳐 2019년 8월에 최종 타결된 바 있다. 이날 서명식에는 두 나라 대표단 외 자유무역협정 활용 유망 수출 기업, 관계 부처·기관 등의 50명 남짓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산업부는 양국 국민이 서명식을 실시간 시청할 수 있도록 유튜브 채널(산소통 및 통상TV)을 통해 생중계했다.
유명희 본부장은 “한-이스라엘 에프티에이로 혁신 강국 이스라엘의 원천 기술과 한국의 강한 제조업 기반이 결합돼 글로벌 가치사슬 구축 등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단순히 관세를 낮추고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데 그치지 않고, 양국 간 기술혁신과 첨단산업 협력을 촉진해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정 체결에 따라 한국은 전체 품목 중 95.2%에 해당하는 상품의 관세를 철폐하고, 이스라엘은 95.1%의 관세를 철폐하는 높은 수준의 무역자유화를 달성하게 된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관세율 7%), 자동차부품(6~12%), 섬유(6%), 화장품(12%)에 붙는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이스라엘 관심 품목이자 우리 쪽 민감품목인 자몽(30%, 7년 철폐) 의료기기(8%, 최대 10년), 복합비료(6.5%, 5년)의 관세는 일정한 시일을 두고 철폐한다.
한국 쪽의 수입 1위 품목인 반도체 제조용 장비 관세는 즉시, 2위 품목인 전자응용기기 관세는 3년 안에 없애기로 했다. 서비스·투자 분야에서는 네거티브 자유화 방식을 도입해 세계무역기구 서비스협정(GATS) 수준 이상의 개방을 서로 약속했다.
산업부는 “한국의 대이스라엘 수출액 중 46.9%(2020년 기준)를 차지하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관세가 즉시 철폐돼 이스라엘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또 “한-이스라엘 에프티에이는 ‘기술협력’ 챕터를 도입한 한국 최초의 에프티에이로, 빅데이터·정보통신기술(ICT)·생명공학기술(BT)·신재생에너지ㆍ항공우주 등 미래산업 분야 원천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과 기술협력을 확대 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이번 에프티에이의 연내 발효를 목표로 국회 비준을 비롯한 남은 국내 절차를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효일은 양국의 국내 절차 완료 통보일로부터 60일 후 또는 양국 간 합의 날짜로 정하게 돼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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