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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대박심리’ 가 문제다

등록 2006-04-10 07:40

제윤경 에셋비 교육본부장
제윤경 에셋비 교육본부장
지난 3월30일 정부가 8·31대책 후속 조처로 6억원 이상의 아파트에 대한 담보대출 비중을 연봉수준에 맞춰 제한하는 정책을 내놓아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제도로 평범한 직장인이 강남에 진입을 하거나 고가의 주택을 사는 것이 불가능해졌고 이는 곧 자산의 양극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소득이 적고 갖고 있는 목돈도 적은 사람에게 무리한 투자를 제한하는 것은, 넓게 보면 이들의 미래 재무위험을 낮춰주는 보호제도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제도의 도입을 놓고 논란이 많은 것은 우리에게 이미 부동산투자의 ‘대박환상’이 일반화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재무상담을 하는 컨설턴트들이 가장 크게 애를 먹는 것이 바로 사람들의 ‘대박심리’다. 상담고객의 현금흐름을 볼 때 부동산투자를 하기에는 무리한데도,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식으로 대출을 일으켜 아파트 청약에 ‘올인’하거나 상가를 분양받은 경우가 적지 않다. 대출을 일으켜 수익을 만들겠다는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인데, 부채 상환에 대한 치밀한 전략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투자로 인해 수익은커녕 분양받은 부동산의 중도금도 내지 못하고 재무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 다행히 큰 위험 없이 현 상태를 유지한다고 해도 부채상환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커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대박환상은 주식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지수가 1400포인트를 뛰어넘는 것을 보고 ‘다시는 주식시장에서 상투잡고 내려오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먹고 있던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돈을 담그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1300선에서 주가가 주춤거리는 바람에 ‘상투잡고 좌절했던’ 과거의 악몽을 재현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왜 이런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일까. 바로 미래 불안을 한방의 대박으로 해소하려는 잘못된 재테크 문화 때문이다. 기업만 흑자도산을 하는 것이 아니다. 가계도 보유자산 가치는 높은데 돈이 묶이거나 부채상환에 허덕이다 보면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 가계도 건전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더욱 세밀한 재무전략을 짜야 할 때이다. 실패에 따른 대가는 고려하지 않고 대박에 대한 환상만으로 투자를 ‘감행’하는 무모함은 버려야 한다. 고령화, 조기퇴직, 늘어만 가는 사교육비 등 평범한 서민·중산층이 소박한 생활을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미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대박을 기대하는 것은 인생을 도박에 거는 것과 다름없다.

제윤경/<에셋비> 교육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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