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분석 들어가 …국내은행 서브프라임 투자손질 100억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끼칠 영향에 대해 정부가 본격적인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2일 “지난주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관련해 철저한 분석 작업을 지시했다”며 “미국도 우리나라와 같이 어차피 쏠림 현상이 있기는 마찬가지라,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를 쉽게 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람들이 1929년의 대공황을 얘기할 때 주식시장 폭락만을 떠올리지만 그건 표면적으로 드러난 현상일 뿐”이라며 “1929년까지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다가 대공황 직전에 급락한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대공황 때 한차례 데고 난 다음 등장한 게 바로 모기지 제도인데, 이게 너무 오랫동안 별일 없이 굴러가다 보니 사람들이 위기의 기억을 잊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애초 예상과 달리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는 현재 신용경색 현상으로 이어져 주가 급락과 외환시장 불안정성 확대 등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2일엔 오스트레일리아 매쿼리 은행이 고수익 펀드인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 자산의 최고 25%까지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고, 대만의 최대 보험사인 캐세이파이낸셜도 4500만달러의 평가 손실을 입었다고 공개했다. 또 290억달러의 기금을 운용하던 하버드대학도 소우드캐피털 매니지먼트에 투자했다가 3억5천만달러의 평가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채권(CDO)에 투자한 금액은 모두 7억달러(약 6400억원) 정도로, 현재까지 알려진 손실액은 100억원을 넘는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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