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 자산 가운데 미국 달러화 표시 자산이 지난해 말 현재 64.6%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은이 28일 발간한 ‘2007년 연차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현재 외환 보유액은 2622억2400만달러였다. 금과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수시로 인출할 수 있는 한도액), 특별인출권(SDR)을 뺀 외환은 전년보다 233억8300만달러 증가한 2617억7100만달러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미국 달러화 표시 자산의 비중은 64.6%로 집계됐다. 한은이 달러화 자산의 비중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달러화 이외에 유로화와 엔화, 파운드화 등으로 분산 투자를 해왔다”며 “정부채보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채권이나 증권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한은이 투자한 유가증권은 △정부채 35.5% △정부기관채 28.8% △회사채 15.4% △자산유동화증권 11.6% △주식 1.3% 등의 순이었다. 이 비중 역시 처음 공개된 것이다. 하지만 한은은 시장에 끼칠 영향 등을 고려해 미국 달러화 이외의 다른 화폐로 보유한 외화 자산 비중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은은 또 외화자산을 △일상적 대외 지급수요에 대비한 유동성 자산(3.9%) △유동성과 안전성을 유지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수익성 자산(84.5%) △수익성과 함께 투자기법 습득을 위해 국제 전문투자기관에 위탁하는 위탁자산(11.6%) 등으로 나눠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4447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4년 연속 적자를 냈으나 전년도보다는 적자 규모가 1조3150억원 줄었다. 통화안정증권의 지급이자는 7조4781억원으로 전년도보다 6718억원이 늘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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