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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강방천 회장, “약세장은 기회…상상력 다시 발휘할 때”

등록 2008-07-01 18:56수정 2008-07-01 19:44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강방천 회장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강방천 회장
97~99년 주식급락 때 ‘역발상’ 수백억 차익
“부자들 취향 지켜봐야”…‘직접판매’ 편드출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강방천 회장

“21세기 부자들이 어디에서 지갑을 여는가가 관건이죠.”

세계적 증시 불안에 대처하는 투자법에 대해 강방천(48·사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단순명쾌한 답을 내놨다. “여전히 주식이 가장 훌륭한 투자수단”이라는 그를 지난달 30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가치투자가로 주목받는 강 회장은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7년, 정보기술(IT)주 거품으로 증시가 출렁이던 1999년에 주식으로 수백억원을 벌어들인 인물이다. 외환위기 이후엔 향후 경기 회복을 노려 급락하던 금융주에 돈을 묻었고, 아이티 버블 땐 늘어나는 오피스텔을 보고 보안업체와 사무용 가구회사에 투자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강 회장은 요즘 같은 약세장이 “다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아들과의 대화를 들어 그 ‘상상력’의 원천이 무엇인지 설명했다. “아들이 자동차를 무척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자동차에 투자를 한다면 어떤 회사에 투자하는 게 좋을지를 아들과 함께 이야기한다.” 결국 그는 고급 자동차에만 장착되는 브레이크를 생산하는 회사에 투자하면 어떨까 하는 결론을 냈다. 이처럼 ‘자동차’가 떠오르면 ‘고급 자동차의 브레이크’, ‘껌’이 잘 팔리면 ‘껌 종이’를 떠올리는 상상력과 논리가 가장 큰 자산임을 강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최근에 맥을 못추는 주식시장이 오히려 ‘1등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라고 조언했다. 강 회장은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 결국 살아남는 기업은 산업별 1등 기업”이라며 “불황 속에서 산업별로 구조조정을 거치면 살아남은 1등 기업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약세장에서 길게는 2년만 지나면 저점을 회복하는 만큼 조금만, 아주 조금만 인내하면 결코 지는 게임이 아닌 이기는 게임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7년과 1999년 주식시장이 급락했을 때 개인투자자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떠났지만 2년이 지나자 곧 제자리로 돌아왔고, 그 때 주식시장을 떠나지 않았던 덕분에 수백억원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의 ‘역발상’은 약세장을 기회라고 여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가 곧 새로 내놓을 펀드 역시 현재 유행하는 펀드의 정반대 쪽에 자리잡을 것이라고 했다. 강 회장은 “성장주도형 국가인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와 원자재펀드를 많은 투자자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새로운 부자들의 지갑이 열리는 기업은 선진국에 분포해 있다”고 말했다. 결국 ‘21세기 부자들의 지갑’이 열리는 곳은 고급 취향의 상품과 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는 이야기다. 그는“결코 줄 서 있는, 투자자들에게 이미 인기를 얻은 시장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투자원칙을 내세웠다.


최근 투자자문사에서 자산운용사로 탈바꿈하면서 덩치를 키운 에셋플러스는 이달 새 펀드를 출시하면서, ‘직접 판매’라는 새 시도를 접목했다. 이 펀드는 운용사나, 운용사와 계약을 맺은 은행에서 판매수수료 없이 판매된다. 그는 “직접 판매를 시도하는 것은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서”라며 “펀드가 판매되면 한 달에 한 번, 투자자에게 운용보고서 대신 편지를 보내볼까 한다”고 말했다.

“힘듭니다. 그래도 10만원이라도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인내심 많은 지혜로운 투자자들이 모이기를 기대할 수밖에요.” 그는 그다지 좋지 않은 시장 상황에서 새로운 시도까지 하며 겪고 있는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3년 정도의 적자는 감안하고 있다”며 “잘 팔릴 때 함부로 파는 펀드가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에게나 회사 입장에서나 이 위기를 견디고 나면 오히려 비온 뒤의 땅처럼 단단한 펀드가 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글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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