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펀드 수익률 현황
경기 회복 영향…“투자 지역 따라 차이 커 신중해야”
경기 회복 기운에 힘입어 국외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REITs) 펀드의 수익률이 크게 올랐다. 리츠 펀드는 지난 2007년 상반기에 큰 인기를 끌었으나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부동산 시장과 함께 주저앉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그러다가 올해 봄부터 다시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9월 말 기준 국외 리츠 펀드 수익률 자료를 보면, 미국과 유럽 등에 주로 투자하는 글로벌 리츠 펀드의 평균 한 달 수익률은 3.01%, 3개월 20.02%, 6개월 동안의 수익률은 39.49%를 기록했다. 홍콩과 싱가포르, 오스트레일리아 등에 주로 투자하는 아시아·태평양 리츠 펀드도 각각 2.13%, 10.32%, 26.73%를 보였다. 일본에 집중 투자하는 일본 리츠 펀드는 -2.59%, 1.09%, 2.19%를 기록했다. 국외 리츠 펀드는 국외 증시에 상장된 부동산투자회사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가 대부분이다.
이수진 제로인 연구원은 “투자하는 지역에 따라 수익률에 큰 차이가 났다”며 “홍콩과 오스트레일리아의 부동산 시장이 올해 초부터 회복되면서 아·태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와 미국에 투자하는 비중이 큰 글로벌 리츠 펀드의 성과가 좋았던 반면 일본은 여전히 좋지 않다”고 말했다.
수익률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2년 전과 견주면 여전히 반토막 상태다. 일본 리츠 펀드의 2년 수익률은 평균 -56.34%, 글로벌 리츠 펀드 -51.74%, 아·태 리츠 펀드 -45.20%를 기록중이다. 이에 따라 리츠 펀드에서 꾸준히 자금이 빠져나갔고, 올해에만 700억원의 자금이 빠졌다.
그렇지만 경기 회복세를 타고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날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조심스럽게 투자를 고려할 만한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혜준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부실한 리츠업체들은 이미 부도가 나고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이 개선됐으며 각국 정부는 저금리 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면서 리츠업체에 대한 지원정책도 펴고 있다”며 “경기 회복 추세를 고려하면 리츠 펀드의 투자 매력은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이나 채권 투자의 대안으로 금이나 원자재보다 지금은 리츠 펀드에 관심을 기울일 만한 때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다. 이수진 연구원은 “아직 미국 등의 주택시장에서 불안 요인이 남아 있는 만큼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때에 투자를 고려하는 것도 늦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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