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익률 저조…곡물값 상승가능성 높아
올해 원자재 가격은 급등했지만 농산물만은 예외였다. 원자재 펀드 가운데 농산물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은 저조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사정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곡물값이 오를 가능성이 커 농산물 펀드를 주목할 만하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자료를 보면, 지난 23일 기준 국외 주식형 펀드의 올해 전체 수익률은 53.22%에 이르지만 농산물 펀드들의 수익률은 평균치에 훨씬 못미친다. 순자산 10억원 이상 농산물 펀드 가운데 ‘도이치DWS프리미어애그리비즈니스’ 펀드만 유일하게 평균치보다 높은 54.8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마이에셋글로벌코어애그리’ 펀드가 29.55%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 펀드는 농산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다. 농산물 펀드 가운데서도 주식형 펀드가 그나마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았고, 농산물 관련 지수를 따르는 인덱스형 펀드의 수익률은 낮았다.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 펀드는 수익률 1.41%로 저조했다.
블룸버그의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주요 농산물 가운데 옥수수 가격은 2.1%, 밀은 13.4% 떨어졌다. 콩이 3.1% 올랐을 뿐이다. 원유와 구리, 납 등 비철금속 가격이 폭등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옥수수와 밀은 생산량이 증가했고, 콩은 브라질 등 남미지역의 기상악화로 생산량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곡물에 대한 수요가 커져 가격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낸 펀드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육류 소비 증가로 곡물 사료 수요가 증가해 그간 정체됐던 가격 흐름이 상승세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제 유가의 상승으로 대체에너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도 바이오 연료 생산을 늘리는 쪽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농산물 펀드와 같은 섹터펀드의 기본적인 역할은 자산배분 안정화 및 추가 수익 추구에 있는데, 올해는 농산물 펀드가 수익 확대의 발목을 잡았으나 내년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농산물 가격은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 비중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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