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와 협의 중”…26일까지 최종결정
성사 땐 업계3위…우리금융과 ‘저울질’
성사 땐 업계3위…우리금융과 ‘저울질’
하나금융지주가 미국 사모투자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지주와의 합병을 추진하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국내 은행 자산순위가 바뀌는 등 금융권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15면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16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론스타와 논바인딩(non-binding·구속력 없는) 양해각서를 맺어 인수를 위한 실사를 하고 있다”며 “(조건이 맞을 경우) 26일 전까지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6일은 정부가 밝힌 우리금융지주 매각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시한이다. 김 회장은 “26일 전에 외환은행과 우리금융 중에서 양자택일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수 가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지분 51%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인수가격 등은 아직 말할 수 없다”며 “어떻게든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와의 협상 과정에서 현재 외환은행 시가에 10% 이상의 프리미엄을 추가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짝짓기가 성공할 경우, 자산순위로 현재 업계 4위인 하나금융은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3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또한 정부가 추진중인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7년 만에 매각에 성공하게 됐다. 론스타는 최근 지분 51.02%에 대한 중간배당금 444억원을 챙기는 등 지금까지 2조1261억원을 회수했다. 배당과 국내 증시에 ‘블록세일’(지분 일정량을 한꺼번에 파는 것)을 통해서만 거둔 수익이 투자원금(2조1548억원)의 98.7%에 이르는 것이다. 여기에 론스타가 갖고 있는 외환은행 지분은 4조2000억여원에 이르는데, 하나지주가 경영권 프리미엄 10% 안팎을 얹어줄 경우 지분매각으로 얻는 수익은 5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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