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자동차정비업체·의료기관 등이 조직적으로 가담하는 보험사기가 늘어나 금융당국이 관련 조사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7일 일부러 사고를 당하거나 피해를 부풀리는 등의 보험사기 수법으로 타낸 보험금 적발 액수가 2010년 한 해 동안 3467억여원으로 지난해보다 4.9%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 보험사기로 적발된 인원은 5만4994명으로 2009년에 견주어 1.3% 늘어났다. 이는 3년 전인 2007년보다 금액은 69.5%, 인원은 77.8%가량 증가한 수치다.
보험사기 유형은 허위·고의사고나 피해 부풀리기가 70% 가까이 차지한다. 병원과 짜고 거짓 진단서 등을 끊어서 있지도 않았던 사고를 만들어 내거나 일부러 사고를 내는 유형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금감원 보험조사실쪽은 “보험설계사·자동차정비업체·병원 등이 이런 보험사기에 연루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2010년에 혐의가 있는 의료기관 56곳과 자동차 정비업체 39곳을 수사기관에 통보했고, 추가로 정비업체 154곳의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ㄱ정비업체 대표 김아무개씨 등은 인터넷카페에 “공짜로 차량 도색을 해주겠다”는 글을 게시해 300여명의 도색 희망자를 끌어 모은 뒤 이들의 차량을 일부러 손상시켜 자동차 사고를 꾸며냈다.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보험금 6억원가량을 타낸 뒤 차주와 수익을 나눠가졌다. 또 경영이 어려워진 병원장 김아무개씨가 보험설계사들과 짜고 환자를 모집한 뒤 이들에게 가짜 입·퇴원 확인서를 발급하는 수법 등으로 병원은 건강보험금 3억원을, 환자들은 민영보험금 14억원을 챙기기도 했다.
금감원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범죄자가 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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