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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쉽고 간단하게…친절해진 보험상품설명서

등록 2013-06-20 19:56수정 2013-06-20 21:11

태어날 아이의 성별과 이름을 직접 선택해 커가는 모습을 가상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어린이 보험 상품이 보장하는 내용을 다룬 한화생명 ‘맘to맘’ 인터랙티브 무비는 공개 일주일 만에 10만 조회수를 넘기며 인기를 끌었다. 한화생명 쪽은 “관련 어린이 보험 문의가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제공
태어날 아이의 성별과 이름을 직접 선택해 커가는 모습을 가상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어린이 보험 상품이 보장하는 내용을 다룬 한화생명 ‘맘to맘’ 인터랙티브 무비는 공개 일주일 만에 10만 조회수를 넘기며 인기를 끌었다. 한화생명 쪽은 “관련 어린이 보험 문의가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제공
국내 생명·손보사 핵심설명서 개정
난해한 보험 전문용어 없애고
글자크기 키우고 글자수 줄여
스토리텔링 방식은 아직 미흡

안내장도 만화·영화로 제작 변화

보험은 어렵다. 던져주는 서류만 한가득이고, ‘핵심’ 설명서만 집어도 스무장짜리다. 글씨는 깨알 같고, 애매모호한 말 투성이다. 사인하라고 하는 곳에 사인했는데, 나중엔 들은 말과 다른 게 너무 많다. “복리식 예금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저축 상품”이라고 해서 가입했는데, 찾으려고 보니 낸 원금보다 받을 돈이 적단다. “중이염·기관지염에 대한 보상 특약”이라고 해서 기관지염은 다 되는 줄 알았는데, 약관에 조그만 글씨로 ‘만성 기관지염은 예외’라고 쓰여 있다. 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는 이유다.

복잡하면서도 부실한 설명이 소비자 불신을 부추긴다고 본 금융감독원은 올 4월부터 공통으로 간소화된 보험상품설명서를 도입한 바 있다. 보험상품설명서는 보험 가입 완료 단계에 주는 핵심 설명서다. 유의사항 등을 충분히 안내받았는지 따라 쓰고 자필 서명하는, 바로 그 서류다. 정말로 쉬워졌을까? 국내 7곳 생명·손해보험사의 주요 상품 안내서를 직접 받아 개정 전후를 비교해 봤다.

■ 깨알 글씨 어려운 말 없앴다 작은 글씨체로 전문용어를 남발하는 점은 꼼꼼하게 읽고자 하는 의욕을 떨어뜨린다고 지적돼 온 부분이다. 실제로 국내 3대 생명보험사 중 한 곳의 연금보험 상품설명서를 보면, 개정 전엔 “보험계약관련 특히 유의할 사항”만 무려 3쪽이 빽빽했다. 수학 공식인지 문장인지 알 수 없는 난해한 말도 등장한다.

새 설명서는 어렵거나 반복되는 부분을 없앴다. 글씨 크기는 대폭 키웠다. 글자수 기준 분량이 평균 1/3 이상 준다. 다른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현대해상의 경우 실손의료비 미가입 상품설명서는 9장에서 5장으로, 실손의료비 가입 상품설명서는 10장에서 8장으로 줄었다. 현대라이프의 사고보험 무배당 상품설명서는 3장에 불과해 가장 짧다.

■ “예금 아니다” 표지에 기명…예는 구체적으로 표지부터 달랐다. 저축성 보험 표지엔 “예·적금과는 다른 상품”임을 크게 썼다. 최근 금리 하락으로 보험 가입자가 원금을 다 돌려받지 못해 민원이 많은 점을 반영한 것이다. 보험 철회 절차도 눈에 띄게 배치하고, 알아보기 쉽도록 번호를 매겼다. 예전엔 “중요한 사항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알린 경우 보장하지 않는다”며 두리뭉수리하게 넘어가 논란의 소지가 됐던 ‘보험사에 알릴 의무’도 “직업, 병력, 고위험 취미(예: 암벽 등반, 패러글라이딩)”과 같이 구체적으로 예시했다. 일부는 “자가용운전자가 영업용운전자로 직무를 변경”하거나 “이륜자동차 또는 원동기장치 자전거를 계속적으로 사용하게 된 경우”까지 상세히 안내(한화생명)하기도 한다.

다만 금감원이 애초 발표했던 ‘스토리텔링’식 서술구조는 기대 이하다. “보험 철회”를 “보험을 철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식으로 바꾸는 식에 그친다. 새로 도입된 상품 장단점 표도 “보험료가 싸다” “보장 범위가 작을 수 있다” 처럼 요식적인 인상이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보기 편해진 것은 확연하다.

■ 만화로…사진으로…영화로…쉽게 민원 없는 ‘완전 판매’를 하기 위해선, 안내 단계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인식이 보험업계 전반을 바꾸고 있다. 핵심설명서 말고도, 설계사들이 처음으로 상품을 소개할 때 보여주는 광고지인 ‘상품 안내장’부터 변화 바람이 부는 이유다. 예컨대 삼성화재의 연금저축손해보험 안내장을 보면 지난해 3월 등장한 ‘축하금’이나 ‘평생 보장’ 이라는 말이 올 4월엔 사라졌다. 금감원은 지난 5월, 상품명에 은행 이름이나 질병 이름을 넣어 소비자가 착각할 여지를 주는 안내장도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달 형식도 쉽게 변한다. 삼성화재는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캐릭터들이 만화 식으로 상품을 요약하는 ‘카툰식 안내장’을 전 상품에 도입했고, 교보생명은 4월 15일 ‘무배당 교보 손주사랑 보험’ 안내장으로 늘그막에 외손주를 키우는 경험을 담은 사진 에세이 소책자를 만들어 배포했다. 한화생명은 어린이보험 ‘맘to맘’의 인터랙티브 무비를 제작해, 고객이 직접 가상체험 영화를 만드는 동안 자연스럽게 보장 내용을 숙지하도록 해 화제를 모았다. 농협생명은 영화 별점(★) 아이디어를 담은 상품안내장을 기획중이다. 최근 연금, 건강, 사망 보장 등을 섞어 설계된 복잡한 상품이 늘어나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 을 대상으로, 상품 특성에 따라 해당 상품은 건강보장 항목은 별 3개, 저축연금 항목은 별 1개 등을 그려넣어 한눈에 이해를 돕는다는 목표다. 현대라이프는 약관을 책자 대신 시디(CD)로 줘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정유경 기자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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