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와 제휴 카드 출시 등
병의원 할인 혜택 위주로 서비스
국민연금 수령자 겨냥한 카드도
2007년 일었던 ‘실버 마케팅’ 부활
정부 체크카드 정책 발맞추거나
고객확보 쉬운 제휴카드 형태 운영
병의원 할인 혜택 위주로 서비스
국민연금 수령자 겨냥한 카드도
2007년 일었던 ‘실버 마케팅’ 부활
정부 체크카드 정책 발맞추거나
고객확보 쉬운 제휴카드 형태 운영
신용카드사들이 노년층을 위한 ‘실버카드’를 속속 내놓으며 ‘실버마케팅’에 나섰다. 연금으로 생활하는 ‘실버 세대’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한카드는 지난 17일 사단법인 대한노인회와 제휴한 ‘대한노인회 전자회원증 카드’를 출시했다. 노인단체를 대상으로 한 ‘노인 전용’ 카드 출시는 최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가운데 골라 발급받을 수 있으며, 단체 회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 기능과 무료로 사용 가능한 교통카드 기능이 있다. 병의원 할인 혜택이 주요 서비스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그 전에도 국민연금 수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민연금증’ 카드를 몇 군데 카드사에서 발급하고 있었지만, 노인 단체 제휴 카드 출시는 최초”라며 “이번 출시를 계기로, 고령화 시대를 맞아 앞으로 본격적인 실버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에스케이(SK)카드는 고령층의 의료할인 혜택에 중점을 둔 ‘하나SK 행복디자인카드’를 내놨다. 대학병원을 비롯한 병·의원과 치과, 한방병원, 건강진단센터, 약국 등 의료기관에서 진료나 검진을 받을 시, 전월 사용금액에 따라 최대 10%까지 할인해 준다. 장기간 사용한 우량 고객(10개월 이상 사용·연간 누적 사용금액 1000만원 조건)에게는 종합건강검진권도 준다. 마트, 통신사, 택시 등 생활밀착업종에서 10% 할인 혜택도 있다.
케이비(KB)국민카드의 ‘골든 라이프 카드’는 병원에서 3% 환급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1만원 이상 이용 시 월 10만원 이용금액까지 할인이 제공되며, 무료 보험가입서비스 및 종합건강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병원 외에 50대 이상 고객들이 많이 사용하는 주유, 여행 및 자녀 결혼 관련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엔에이치(NH)농협카드도 병원, 약국 등 의료업종 할인 혜택에 특화된 ‘행복건강 체크카드’를 판매중이다. 약국 포함 의료기관 이용건당 1000원씩, 월 최대 1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건당 이용금액이 1만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엔 500원씩 할인해 준다. 외환카드도 ‘해피니어 체크카드’를 발급해 전국 병원과 약국, 헬스클럽 등에서 최대 5% 적립 혜택을 준다.
그외에도 국민연금 수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민연금증카드’를 신한·우리·농협카드가 발급하고 있다. 철도요금 30∼50% 할인, 고궁·박물관 입장료 할인이 기본이다. 월3만원 캐시백(신한), 전통시장 5%할인(우리), 의료·쇼핑 5% 할인(농협)등을 내세웠다.
지금까지 카드사의 ‘실버마케팅’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노인 전용 카드를 갖추지 않고 있다는 한 전업카드사 관계자는 “2007년께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실버마케팅’ 바람이 불며 카드사들도 이런 저런 ‘전용 카드’를 내놨지만, 재미를 보지 못하고 1~2년새 서비스를 그만뒀다”고 설명하며 “시니어들이 ‘노인 전용’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이 실패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카드는 병의원 특화 카드였던 ‘에이치(H)카드’의 발급을 지난 상반기 포트폴리오 개편 뒤 중단했다. 삼성카드의 주력 포트폴리오인 ‘숫자카드’에도 별도로 병의원 특화 카드는 없다. 최근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노년층 특화 부가서비스를 늘리는 것도 부담이다.
2013년 다시 실버마케팅이 부활한 까닭은 뭘까.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의 체크 카드 강화 기조에 발맞춰, 은행권 카드사를 중심으로 실버 마케팅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는 추세”라고 설명한다. 국민연금이나 기초노령연금 등을 매월 받는 노인 고객의 통장과 이와 연계된 체크카드를 유치하면 고정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은행권에서는 연금 실적이나 신용카드 사용실적과 연계해 우대금리를 주는 ‘IBK 9988 장수통장’(기업은행), 만 50살 이상 고객에게 0.2%의 우대 이율을 적용하는 ‘KDB드림라이프 정기예금’(산업은행) 등 상품 출시가 이어졌다. 은행계 카드사가 이와 연계한 카드 상품으로 ‘윈윈’을 노린다는 분석이다.
카드 업계에서 마케팅 비용 대비 안정적으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제휴카드’ 위주로 신상품 출시 방향을 잡은 것도, ‘실버 마케팅’ 재조명의 이유중 하나다. 올해 카드사들은 군인 전용 카드(KB국민 ‘국방복지카드’), 애견단체 회원 카드(하나에스케이 ‘마이펫 생활의 달인 카드’), 자산운용사(FP) 전용카드(우리 ‘한화생명오렌지FP패밀리카드’) 등으로 신규 회원을 발굴해 오고 있다.
한편 카드사들은 노인들을 위한 전용 콜센터도 운영한다. 신한카드는 65살 이상 고객은 별도 상담원 조직이 담당하는 ‘골드케어 상담그룹’을 운영한다. 신한카드 쪽은 “콜센터 조사 결과 65살 이상 고객의 평균 전화상담 시간은 일반고객에 비해 14%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만 65살 이상 고객은 자동응답시스템 대신 전문 교육을 받은 상담원을 우선 연결해주는 ‘실버 케어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며, 삼성카드도 60대 회원의 경우 상담원에게 우선 연결해 준다.
정유경 기자edge@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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