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1원까지 떨어졌다 902원 마감
“당분간 심리적 저지선 구실 할듯”
“당분간 심리적 저지선 구실 할듯”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선 붕괴를 위협하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직전 영업일인 24일보다 0.97 떨어진 100엔당 902.29원(외환은행 오후 3시 고시 기준)에 거래됐다. 원-엔 환율은 지난 23일 장중 한때 902원까지 떨어지면서 7년여 만에 900선 붕괴가 예상된 바 있다. 이날도 원-엔 환율은 장중 한때 100엔당 901.84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반등해 900선을 유지했다.
원-엔 환율이 900원대를 지키고 있는 배경으로는, 우선 이번주 중으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가 나란히 예정돼 투자자들이 두 나라의 금리 조정 결과를 관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일본에선 최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2% 물가 목표를 빨리 달성하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정책 효과를 내려고 깜짝 발표로 (추가 부양을 기대하는) 시장을 따라잡지는 않겠다”고 한 발언이 일본 내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꺾으면서, 엔화 추가 약세를 막았다. 달러에 견준 엔화가치는 지난 22일 종가 기준 119.84엔으로 사흘째 약세를 보이다, 이후 사흘 연속 강세(엔-달러 환율은 하락)를 보여 27일 오후 3시 기준 전날과 같은 달러당 118.97엔에 거래됐다.
외환당국이 시장에 개입하는 ‘미세조정’에 나설 것이란 경계감이 원-달러 하락세 진정에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당국이 최근 공식적으로 ‘시장 개입’에 관한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100엔당 800원대 진입을 앞둔 시점마다 환율이 뚜렷히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자 시장 참여자들이 당국의 개입 가능성에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며 “이런 상황이 원-엔 환율 하락이라는 대세를 되돌기 어렵겠지만, 당장은 심리적 저지선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올 2분기에 원-엔 환율 추가 하락에 대한 압력으로 800원대가 무너질 수 있겠지만, 원-달러와 엔-달러 환율이 각각 어느 정도 속도 조절을 할 것으로 보여 올해 전체적으로는 900원대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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