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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빚내어 다주택 보유 50대 베이비부머, 가계부채 ‘태풍의 눈’

등록 2016-06-30 17:03수정 2016-07-01 01:13

다주택가구 대출 50대 이상이 63%
3년 만에 빚 29% 급증세
10억 굴려도 월 이자소득 130만원 시대
저금리·고령화 쫓겨 임대수익만 쳐다봐
은퇴 뒤 부동산 경기 하강 땐 위기 불씨
고령화 진전과 저금리 장기화에 따라 50대 이상 베이비붐 세대가 임대수익을 겨냥해 더 많은 빚을 내어 주택을 사면서 이들의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전월세난에 따른 주거비용 상승의 어려움도 만만찮지만, 전월세 매물로 나오는 셋집들이 안고 있는 가계부채 위험도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3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다주택 보유 가구가 진 빚은 2012년 111조2천억원에서 2015년 143조4천억원으로 2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5년에만 13.6%(17조2천억원)나 늘어났다. 다주택 보유자의 집에서 세를 사는 사람이라면, 통계적으로 집주인 집단의 가계부채가 3년 만에 30%가량 급증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얘기다.

임대주택을 보유한 가구는 자기 집에 살면서 추가로 1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세를 놓는 가구(자가임대·자가거주)와 출퇴근이나 교육 등 다른 사정상 자기 집은 세를 주고 남의 집에 세를 사는 가구(자가임대·임대거주)로 나뉜다. 전자는 다주택 보유자이고, 후자는 거의 1주택 보유자이다. 다주택 보유자와 달리 세를 주고 세를 사는 1주택 보유자들의 금융부채는 2012년 71조3천억원에서 2015년 58조1천억원으로 3년 만에 18.5%가 줄어들었다. 한은 쪽은 1주택 보유자들의 부채 규모가 줄어든 것은 이들이 실제 빚을 줄였다기보다는 추가로 주택을 더 사면서 다주택 보유자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다주택 보유 가구가 낸 가계부채 143조원의 대부분을 50대 이상이 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부채 143조원 가운데 50대가 진 빚은 39.3%, 60대 이상이 진 빚은 23.6%로 합치면 비중이 62.9%에 이른다. 특히 현재의 50대는 베이비붐 세대의 마지막 세대로 조만간 직장에서 물러나야 해 다른 소득원을 찾아야 하는 처지다. 한은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2014년 이후 정부가 임대사업 양성화를 추진하고 부동산시장도 활황세를 보이자, 50대 이상이 시세차익이나 임대수익을 노리고 빚을 내어 주택을 추가로 산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실제 초저금리화가 진행되면서 금융자산만으로 노후소득을 확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5월 은행권 신규예금을 기준으로 저축성 수신금리 평균은 연 1.54%에 머문다. 10억원을 저축해야 월 130만원 정도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다주택 보유 가구의 금융부채 가운데 59.4%가 소득 상위 20%(5분위)가 낸 빚이라는 점에서 상환능력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분위와 3분위의 비중도 각각 20.8%, 11.0%에 이른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지 예단하긴 어렵지만, 50대 이상이 임대수익을 바라고 빚을 내어 하는 투자가 계속 증가할 경우 가계부채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고, 부동산 하강기에 역전세난 등 다양한 문제를 부를 수 있다”며 “임대주택 시장에 공공부문과 기업부문의 비율을 키우는 등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편, 가계부채 한계가구의 비중은 금융부채가 있는 전체 가구의 12.5%인 134만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4만가구가 늘어난 수치다. 이들이 부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1%다. 한계가구는 순금융자산이 마이너스이면서, 가처분소득의 40%가 넘는 돈을 원리금을 갚는 데 쓰는 가구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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