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금융·증권

[궁금증 ‘톡’] 시장의 ‘수익률 곡선’까지 직접 손보겠다는 구로다 총재

등록 2016-09-22 16:40수정 2016-09-22 21:04

좁혀진 장단기 금리차를 다시 벌여 경기회복 기대 심리 부추기려는 의도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의 초점을 통화량에서 장·단기 금리의 격차 관리로 전환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21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마이너스 금리(-0.1%)로 유지하되 마이너스권인 장기 금리(10년물 국채)는 0% 정도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른바 ‘수익률 곡선 관리’라는 새로운 정책 목표를 들고나온 것이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이자율이 높아지는 게 정상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원리금을 떼일 위험이 커져 투자자들이 그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국채의 만기에 따른 이자율 분포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을 ‘수익률 곡선’이라고 한다. 단기국채 3개월물에서 시작해 6개월, 1년, 2년, 5년, 10년을 거쳐 30년 만기 국채까지 이자율을 쭉 연결해 만든다.

장·단기 금리 차이는 수익률 곡선에서 기울기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경기의 전환점을 예측하는 중요한 변수로 금융시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차가 커지면(기울기 우상향) 앞으로 경기가 좋아지며, 반대로 금리 차가 줄어들면(기울기 평평) 경기가 나빠진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단기 금리에 견줘 장기 금리가 되레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기울기 우하향)이 발생하면 불황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수익률 곡선에 관한 보고서를 보면, 장·단기 수익률 격차가 ?1.5%면 1년 뒤 불황이 닥칠 가능성이 70%에 이른다. 1960년대 이래 여섯 차례에 걸친 미국의 경기 후퇴는 이러한 수익률 곡선이 하강하는 형태를 보인 뒤 몇 달 지나지 않아 나타났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 2008년에 주가와 부동산값이 급락해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상당 기간 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하기도 했다.

일본은행이 장기 금리를 떠받쳐 평평한 수익률 곡선을 우상향으로 만들려는 데는 경기회복 기대 심리를 높이려는 의도가 다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수익성이 나빠진 은행을 배려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장·단기 금리 차가 좁혀지면 금융기관이 대출을 통해 이익을 내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수익률 곡선은 경기와 물가에 관한 투자자들의 판단이 모여 그려지는 것이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통해 단기 시장금리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장기 금리는 기본적으로 경기 전망과 채권시장의 수급을 통해 결정된다.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 등을 감수하고 적극적 통화완화를 추진해왔던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번에 시장의 수익률 곡선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나섰다. 승부수가 통할지 주목된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