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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도이체방크발 금융불안 파장…시스템리스크 우려는 ‘갸웃’

등록 2016-10-02 15:23수정 2016-10-02 22:03

도이체방크 MBS 부실판매 과징금 수준 놓고 시장 출렁
마이너스금리로 수익성 악화한 유럽은행 불안에 불붙여
“실물자산 부실로 시작된 리먼과 달라”…과도한 우려 지적도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발 금융불안이 글로벌 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146년의 역사를 지닌 대표적 유럽은행이 대규모 실적 악화와 미 법무부가 부과한 천문학적 벌금 악재를 겪으면서 부실 우려가 제기됐다. 헤지펀드들의 ‘뱅크런’ 조짐으로 사상 최저치로 내려갔던 주가는 벌금이 감액될 것 같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등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잠재된 불안이 쉽사리 진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도이체방크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장중 한때 사상 최저인 10유로 아래(9.90유로)까지 추락했다가 주택담보증권(MBS) 부실판매에 대한 미국 법무부의 벌금이 140억달러(15조4600억원)에서 54억달러(5조9600억원)로 감액될 것이라는 소식에 전날보다 13.9% 치솟은 11.67유로에 마감했다. 같은날 뉴욕증시에서도 도이체방크의 주식예탁증서(ADR) 주가는 6.4% 급등했다. 앞서 전날 뉴욕 증시에선 도이체방크의 중개서비스를 이용하던 헤지펀드들이 다른 회사로 파생상품 자산을 옮겼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 은행 주가가 6.6% 폭락했으며, 이 여파로 아시아 증시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도이체방크의 부실화 우려가 다시 부각된 것은 미 법무부가 2005~2007년 부실채권이 포함된 주택담보증권을 부당 판매한 혐의로 지난달 16일 140억달러의 벌금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이는 도이체방크가 적립한 충당금 62억달러의 두 배를 웃도는 액수다. 이 은행은 올해 실적 상황을 볼 때 벌금 액수를 줄인다 해도, 추가로 자본확충을 해야 할 처지다.

이 은행의 위기설은 올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67억9천만유로(8조3800억원)의 대규모 순손실로 금융위기 뒤 처음으로 적자 전환하면서 주가는 추락을 거듭했다. 코코본드(조건부 후순위 전환사채) 이자를 2017년에 지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결국 지난 6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재무건전성 평가(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도이체방크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금융회사로 평가하기도 했다.

도이체방크 부실 위기의 수면 아래에는 마이너스금리 아래 유럽 은행권 전반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도이체방크 부실과 다른 유럽은행들의 연결고리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마이너스금리로 수익 기반이 무너진 유럽은행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더구나 크레딧스위스(CS), 유비에스(UBS) 등 다른 유럽은행들도 도이체방크와 마찬가지로 주택담보증권 부실판매 혐의로 벌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물론 도이체방크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처럼 금융시장에 연쇄 위험을 야기할 가능성은 적다는 견해도 있다. 지난달 30일 <월스트리스트저널>은 “도이체방크는 리먼 브러더스와 다르다. 소매금융부터 기관까지 고객 기반이 훨씬 다양하고 유동성도 풍부하다. 또 도이체방크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연결돼 있어 상당히 팔기 힘든 자산도 현금화하는 게 가능하다”고 짚었다.

일단 도이체방크발 금융불안이 계속 커질 경우 국내 증시에서 15%의 비중을 지닌 유럽계 자금 유출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유럽 정책당국은 올해부터 은행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려면 주주·채권자들의 손실부담이 선행돼야 하는 탓에, 지원과 사태 수습이 쉽지 않은 사정이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일 “도이체방크와 관련한 국내 금융사의 직접적인 위험 노출액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다만 부실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시장에도 충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진 한광덕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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