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7일 ‘금리상승 대응 회의’ 개최
“아직까지 금리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
대출 등급별 최고금리 공개 방식 개선 검토
“아직까지 금리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
대출 등급별 최고금리 공개 방식 개선 검토
최근 한 은행이 판매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최고금리가 5%를 넘어섰다거나, 은행별 최고금리가 4~5%대까지 치솟았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시중의 금리 불안감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대출상품별로 ‘최고금리’를 공개하는 은행권의 금리공시 방식 변경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왜 최고금리 공개를 문제 삼고 나선 것일까?
7일 금융위원회는 ‘금리상승 대응을 위한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아직 금리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시장금리 상승 우려와 관련해 몇 가지 대응책을 제시했다. 그 중 ‘대출금리 공시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이는 최고금리 공개 여부 등을 조정해 금리공시의 폭을 줄이겠다는 얘기에 가깝다.
은행들이 공개하는 최고금리란 신용등급이 가장 나쁜 사람이 은행이용 실적 등 각종 우대금리도 전혀 적용받지 못할 때 받게 되는 ‘동급 최강’ 금리를 뜻한다. 같은 대출상품을 이용하더라도 신용등급과 우대 조건에 따라 금리는 달라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을 빌리기 전에 해당 은행 대출상품의 금리 폭을 확인해보곤 한다.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를 알아보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매달 한국은행이 고시하는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전국은행연합회가 고시하는 16개 은행별 금리 현황, 그리고 은행별로 누리집이나 개별 문의를 통해 공개하는 금리 정보다. 한은의 가중평균금리는 전체 대출을 반영해 금리 동향을 가장 정확하게 나타내지만 집계와 분석에 시간이 걸린다. 10월 평균 금리를 11월말에야 볼 수 있는 실정이다.
은행연합회가 누리집에 공개하는 16개 은행의 대출금리는 5개 구간으로 나뉘어 금리가 공시된다. 한달간 은행별로 취급한 대출의 금리를 10개 등급으로 나누어 분석한 뒤 1~2등급, 9~10등급 등으로 두개 등급씩 묶어 금리를 공시한다. 이 금리도 집계상의 한계로 현시점에서 한달가량 늦은 정보인 점은 마찬가지다.
결국 대출상품별로 ‘오늘의 금리’를 확인하고 싶다면 은행들의 개별 공시를 확인할 수밖에 없는데, 기준이 제각각이다. 케이비(KB)국민은행에 7일 현재 주담대 혼합형의 금리를 문의하면 신용등급 5등급을 기준으로 3.53~4.83%라는 답이 돌아온다.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누리집에선 신용등급 1등급인 고객에게 적용한 금리를 안내하고 있다.
이렇게 은행마다 금리 공개 기준이 다르다 보니 낮은 신용등급자에게 적용한 최고금리를 노출했다가 ‘금리 급등의 주범’으로 몰리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한다. 지난달 특정 시중은행에서 최고금리가 5%를 넘어갔다는 보도가 나오자 은행연합회까지 나서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당시 은행연합회는 해명 자료를 내어 ‘문제의 금리는 해당 은행이 최저 등급자를 상대로 우대금리 적용 없이 대출을 했을 때 나오는 금리를 산술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해당 은행이 고시 방식을 즉시 바꾸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혼란 탓에 최고금리 공개 여부를 조정하는 등 은행 공통의 기준을 세우는 게 나쁘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금리 공시 방식을 바꾼다고 해서 시장금리가 올라가는 현실을 막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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