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사진)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를 로마제국의 배타성에 빗대 비판했다. 또 한국경제가 보호무역 파고에서 수출만으로 활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현주 회장은 2일 임직원에 보낸 편지에서 “최대 강자인 미국은 개방성과 포용성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폐쇄성과 배타성으로 나아간 로마제국과 베네치아는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은 이미 약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편지 서두에 “트럼프 당선 뒤 세계는 전례가 없었던 보호무역주의와 미국발 민족 자본주의의 징후를 목도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은 지극히 우려스럽고, 미국 자체에도 큰 비용을 유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수출이 주도하는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수출입국 대한민국의 어젠다는 한국경제에 활력을 유지하게 해 줄 지속가능한 전략인가? 수출만으로 고용을 창출하고 소득창출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어 “4차 산업혁명도 담론만 무성할 뿐 전략과 투자가 제대로 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러한 비판은 글로벌 금융 역할론으로 이어졌다. 박 회장은 “재벌 은행 개인 오너의 지배구조 아래에서 글로벌 금융회사는 탄생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한 뒤, “가계부채가 1300조원이 넘는 나라에서 금융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 미래에셋이 “초대형 투자은행(IB)을 넘어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경쟁하기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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