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133.78로 장을 마친 14일 오후 서울 을지로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코스피가 2130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5년 5월 27일 2134.95을 기록한 뒤로 처음이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사흘째 상승하며 1년9개월여만에 2130선을 돌파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이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4일 코스피는 16.19(0.76%) 오른 2133.78로 마감해 지난 2015년 5월26일(2143.5) 이후 가장 높았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1년 5월2일 지수(2228.96)와 격차가 두 자릿수(95.18)로 좁혀졌다.
이날도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4015억원을 사들이며 7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지난달에는 3136억원 순매수에 그쳤지만 이달 들어서는 9거래일 만에 2조6079억원어치의 주식을 쓸어담았다. 이로써 올해 들어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4조5609억원에 이른다. 에스케이(SK)증권은 “조기 대선을 통한 국정 안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오름폭이 더 커져 3만2천원(1.87%)오른 206만8천원에 이르렀다. 외국인이 매수 강도를 높여 547억원을 순매수하자 장중 207만7천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 기대감에 삼성물산(9.09%)과 삼성생명(4.59%) 등 주요 삼성그룹주도 급등했다. 이날 이상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이 “지주사 문제는 주주들에게 약속한 사안이기 때문에 그룹 이슈와 관계없이 차질없이 검토하고 예정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이 작용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케이비(KB)금융 등 은행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4.4원 오른 1148.8원으로 장을 마쳤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5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13일 달러가치가 유로·엔화 대비 강세를 보이자 원화도 약세로 기울었다. 연준이 향후 통화 긴축의 고삐를 더 죌 것이라는 관측으로 미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0.05%포인트 오른 2.63%를 기록하며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이 향후 매파적(긴축선호) 행보에 대한 신호를 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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