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네이버에 이어
대표 IT 코스피 이전 계획
“코스닥 시장 자구책 시급”
대표 IT 코스피 이전 계획
“코스닥 시장 자구책 시급”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상장사인 카카오가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으로 이전할 계획을 밝히면서 벤처기업의 산실이라는 코스닥 시장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카카오는 20일 한국거래소에 낸 공시에서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에 대해 검토 중으로,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시기가 문제일 뿐 코스피 시장으로 옮겨가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셈이다.
카카오의 이전 추진은 대외적 홍보 효과와 주가 관리를 위한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기관들이 포트폴리오에 일정 비율을 담아야 하는 코스피200 종목에 편입되면서 외국인들의 매수도 더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장에 있을 때보다 수급이 개선되면서 주가도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는 변화가 없는데다 외국인 지분도 이미 24%에 달해 카카오의 이전 추진 배경에 의문을 표시하는 시각도 있다.
가뜩이나 침체된 코스닥 시장에는 악재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4% 넘게 오르며 8개월 만에 9만원선을 회복했지만 코스닥 지수는 떨어졌다. 그동안 강원랜드, 아시아나항공, 하나투어 등 적지 않은 코스닥 기업들이 코스피로 옮겨갔다. 옮긴 기업 중 카카오와 같은 정보기술업체로는 엔씨소프트(2003년), 네이버(2008년)가 대표적이다. 이들 벤처 기업이 코스피로 갈아탈 때마다 코스닥의 존재 의미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카카오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우회상장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결국 코스닥을 상장의 통로로 이용만 하고 3년도 안돼 ‘이혼’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카카오가 코스닥에 상장할 때만 해도 계속 남을 것처럼 했는데 당혹스럽다”며 “신의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 아니냐”며 허탈해 했다.
기업이 자신의 주식이 거래되는 시장을 바꾸는 것을 탓할 수만은 없다. 결국 코스닥이 작전주나 부실기업의 온상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씻고 환골탈태하는 방법밖에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두 시장이 상장 유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코스닥 시장의 차별화와 자구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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