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금융·증권

대주주 입맛대로 주총 안건 통과 ‘섀도 보팅’ 급증

등록 2017-04-26 16:04수정 2017-04-26 17:22

올해 41% 급증…상장사 셋 중 하나 시행
대주주 의결권 3% 제한되는 감사 선임에 집중
주주총회의 의사결정을 왜곡할 위험이 높은 ‘섀도보팅’을 요청한 상장사가 올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은 12월 결산 주총을 개최한 상장사(코넥스 시장 제외) 1924사 가운데 섀도보팅을 요청한 곳은 33.3%인 641개사로, 지난해(455개사)에 견줘 40.9%나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섀도보팅은 주주가 의사표시를 하지 않을 경우 기업의 요청을 받은 예탁원이 주총 참석주주들의 찬성·반대 비율대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일반주주들의 불참으로 대주주와 이해관계인들의 의결권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섀도보팅은 회사와 경영진에 유리한 방향으로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섀도보팅 요청 안건을 보면 감사위원의 선임안에 집중됐다. 섀도보팅을 요청한 상장사 가운데 ‘감사 등 선임’ 의안을 요청한 법인은 87.2%(560사)를 차지했다. 특히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93.8%에 달한다. 이는 주식 지분이 3%를 초과해도 감사 선임·해임의 경우 의결권이 3%로 제한하는 상법 규정 때문이다. 이른바 ‘3% 룰’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산해서 3% 의결권 제한을 적용한다. 따라서 주총 성립과 의결 정족수 등을 채우기 위한 방편으로 대주주가 섀도보팅을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섀도보팅은 지난 2015년 폐지될 예정이었지만 주총 성립 요건을 갖추기 어려운 상장사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전자투표 등을 도입한 회사에 한해 올해 말까지 폐지가 유예됐다. 하지만 주총 성립을 가로막는 일차적 원인은 상장사들이 같은 날 동시에 무더기로 주총을 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올해도 주총을 연 상장사의 45%에 달하는 924곳이 지난달 24일 몰아치기 주총을 열어 소액주주들의 참석이 물리적으로 어려웠다.

전자투표제의 실효성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말 기준 예탁결제원과 전자투표 계약을 맺은 상장사는 40%에 달하지만 실제 이용률은 주식수 기준으로 1.82%에 그쳤다. 상장사들이 섀도보팅을 이용하기 위해 전자투표를 도입했지만 경영권 간섭을 꺼려 주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상법개정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전자투표제를 모든 기업에 의무화하는 방안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home01.html/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