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51.52포인트(2.30%) 올라 사상 최고치인 2292.76으로 마감했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지수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1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며 하루 만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그동안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음식료, 유통 등 내수업종으로 매수세가 퍼지며 2300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8일 코스피 지수는 51.52(2.30%) 급등한 2292.76으로 장을 마쳐 지난 2015년 9월 9일의 상승 폭(55.52, 2.96%) 이후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건설업(-0.35%)을 제외한 전 업종이 고르게 올랐다. 그동안 상승장을 주도해왔던 삼성전자(3.3%), 엘지(LG)전자(7.39%) 등 전기·전자 업종(3.07%)과 의약품(3.66%)의 상승률이 높았다. 특히 내수 소비업종인 유통업과 음식료 주가가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마트(5.70%), 비지에프(BGF)리테일(5.58%) 등 유통업(2.04%) 주가도 강세였다. 삼양식품(5.54%), 남양유업(4.49%), 대상(4.13%) 등 음식료품(1.80%) 대표주들도 기세를 올렸다.
그동안 침체를 면치 못했던 중소형 기술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도 어깨를 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8.28(1.30%) 올라 이틀 연속 상승했다.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코스피가 10.60% 상승한 데 견줘 코스닥은 0.58% 오르는 데 그친 바 있다.
외국인은 이번에도 한발 앞서 움직였다. 코스피가 단기 바닥을 찍은 4월 19일 이후 외국인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주 외에도 화장품·의류, 필수소비재, 유통 등 내수주의 비중을 확대했다. 소비 회복과 새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내수주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대선의 유력 후보들이 대기업과 수출의 낙수 효과에 기댄 성장 정책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중소기업 중심의 정책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부를 판단할 때 증시의 체력을 나타내는 거래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한국투자증권 자료를 보면, 과거 코스피가 박스권 돌파를 시도한 사례는 2007년 2월과 2011년 1월 두 차례 있었다. 두 기간 모두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증시를 이끌었지만 거래량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2007년 2월 이후 6개월간 코스피 하루 평균 거래량은 85% 증가했지만 2011년 상반기에는 19.5% 감소했다. 거래대금은 2007년 상반기에 70% 늘어난 반면, 2011년에는 11% 정도 줄었다. 거래량의 차이는 상승기간의 차이로 이어졌다. 2007년의 경우 약 190 거래일간 상승 행진이 이어졌지만, 2011년엔 절반도 안 되는 82 거래일에 그쳤다.
올 들어 코스피 하루 거래금액은 1~2월에 2조8000억원대에서 머물다가 3월 3조원을 돌파했고 4월에는 3조4683억원으로 올라섰다. 다만 거래대금과 대체로 비례하는 거래량은 되레 줄었다. 2월 하루 평균 9억2300만주까지 치솟았던 거래량은 3월 8억5700만주, 4월 7억9173만주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대형주 중심의 상승장이 낳은 불균형으로 볼 수 있다. 거래량은 줄었어도 주가가 높은 대형주에 매매가 집중돼 거래금액이 증가한 것이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이 반도체 등 특정 업종에서 내수주로 확산될지 여부는 거래량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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