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가계부채 17조1천억원 늘어
제2금융권 대출 ‘풍선 효과’ 이어져
제2금융권 대출 ‘풍선 효과’ 이어져
올 1분기 가계부채가 1360조원으로 늘어났다. 가계부채의 급증세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한풀 꺾였지만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넘어오는 ‘풍선 효과’는 지속되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이 지난해 말에 견줘 17조1천억원(1.3%) 늘어난 1359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증가분(20조6천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크다. 금리 인하와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가계부채가 급증하기 전인 2014년만 해도 1분기 가계신용 증가액은 3조4천억원 수준이었다.
가계신용은 1년 새 136조원(11.1%)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진 빚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통계로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으로 구성된다.
1분기 가계대출은 1286조6천억원으로 석달 새 16조8천억원(1.3%) 증가한 가운데 은행의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이어졌다.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금리 상승과 위험 관리 강화로 1조1천억원(0.2%) 증가에 그쳐 지난해 1분기 증가액(5조6천억원)의 20% 수준으로 축소됐다. 반면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의 대출은 7조4천억원(2.5%) 증가해 지난해 동기(7조6천억원)와 엇비슷한 규모를 나타냈다. 특히 이들 비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4조2천억원 늘어 지난해 동기(2조1천억원)의 2배로 뛰었다. 집단대출 심사 강화 등의 여파로 은행의 문턱을 못넘은 저신용·저소득층이 어쩔 수 없이 이율이 높은 제2금융권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과 카드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8조4000억원(2.3%) 증가해 되레 지난해 1분기 증가분(7조4천억원)보다 늘었다. 한국은행은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 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을 의미하는 판매신용은 계절적 요인으로 3천억원(0.4%) 증가에 그쳤다.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의 문소상 팀장은 “1분기는 이사 수요 감소 등 계절적인 요인으로 가계부채 증가폭이 낮은 경향이 있지만, 올 1분기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둔화된 모습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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