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첫 ‘7개월 연속 상승’ 기록에 도전한다.
5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코스피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상승행진을 이어왔다. 시가총액 방식으로 주가지수를 산출한 1983년 이후 코스피가 6개월 연속 오른 적은 이번을 포함해 네차례(1986년, 2001년, 2007년)뿐이다. 하지만 코스피가 7개월 연속 상승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지난 2001년 미국의 9·11테러 충격 이후 코스피는 6개월간 86.7%나 올랐지만 7개월째 되는 달에는 5.9% 급락했다.
증권가에서는 7개월 연속 상승의 벽을 넘어서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 대세 상승을 위해서도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달 코스피 상승률은 6.4%로 2012년 1월(7.1%) 이후 5년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세계 주요 증시에서 홍콩 항셍지수(4.2%)와 인도 뭄바이지수(4.1%) 등을 제치고 상승률 1위에 올랐다.
과거 6개월 연속 상승 시기의 수익률과 비교하면 7개월 연속 상승이 가능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번 코스피 6개월 누적 상승률 18.35%는 과거 3차례 누적 상승률의 평균 66.5%에 견주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변준호 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 팀장은 “지수가 점진적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증시 분석에 사용되는 기술적 지표들도 심각한 과열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7개월의 벽’에 막히더라도 대세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일단 수급면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하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8조원 가까이 주식을 사들였다. 2016년 한 해 순매수 금액(11조3천억원)의 70% 가까이를 5개월 새 담은 것이다.
결국은 기업들의 실적에 달려있다. 증권사들 대부분은 올해 코스피 기업들의 연간 순이익 130조원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 지수 상승이 실적 개선 속도를 따라오지 못해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란 얘기다.
반면 증권사 연구원들의 이익 추정치가 부풀려져 있다는 반론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추정치를 올리기 시작하면 다 같이 올리는 ‘군집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어 순이익 추정치에 낙관적 편향이 나타난다“면서 “실적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 정보기술(IT) 7개사의 순이익은 2~3분기에 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5일 코스피는 2370선을 둘러싼 외국인(2739억 순매수)과 연기금(1518억원 순매도)의 치열한 매매 공방 속에 3.1(0.13%) 내린 2368.62로 마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