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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북 미사일이 일본 하늘 날아도 엔화는 왜 강세일까

등록 2017-09-18 17:29수정 2017-09-18 21:50

북핵위기 때마다 일 주식시장 급락해도 엔화는 강세
국채 90% 자국민 보유…웬만해선 ‘모라토리엄’ 희박
“시장에 공포 엄습 때 엔과 금을 사는 게 법칙처럼 돼”
연합뉴스
연합뉴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가로지르는데 엔화 가치는 왜 강세를 나타낼까?

18일 국제 외환시장 추이를 보면, 최근 북한 핵 위험이 고조될 때마다 일본 주식시장은 급락했지만 엔의 가치는 되레 강세를 보였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지난 4일 니케이지수가 1% 가까이 급락하는 등 세계증시가 출렁였지만 엔화는 달러당 0.61%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지난 15일에도 엔화는 반사적으로 강세를 보인 뒤 지정학적 위기가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제자리를 찾아갔다.

엔은 스위스 프랑, 미국 달러와 함께 위험을 피하려는 자금이 몰리는 안전통화로 분류된다. 특히 엔화는 안전자산의 필수요건인 대외지불능력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 일본의 경상수지는 20년 넘게 흑자를 지속해 외환보유액이 중국 다음으로 많고,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보다 큰 최대 순채권국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전통적으로 경기부양보다 인플레이션 억제에 무게를 둬 엔화의 실질 구매력이 보존된다는 점도 수요가 느는 요인이다.

그렇더라도 북한 미사일의 사정거리가 못미치는 미국보다 일본의 통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전문가들은 엔화가 위기에 강한 이유로 일본 경제가 대외 충격에 둔감하다는 점을 꼽는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일본 국가부채의 90%는 자국민에 빌린 것이어서 어떠한 위험이 닥쳐도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연기)이 나올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이 일본 국채를 팔아도 엔화의 안정성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전통화의 공급이 갈수록 줄고 있는 점도 엔화 수요를 부추긴다. 대표적인 안전통화였던 독일의 마르크는 유로존 출범으로 사라졌다. 지난해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유로와 파운드도 안전성이 떨어졌다. 중국 위안화는 아직 국제적 신뢰가 부족해 거래 비중이 낮다. 스위스 프랑도 글로벌 통화가 아니어서 거래량이 적다.

마이너스 금리인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고금리 통화의 자산에 투자하는 기법(캐리 트레이드)의 반작용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있다. 예를 들면, 엔화를 빌려와 한국 주식을 샀다가 북핵 위기가 높아지면 한국 주식을 팔아 엔화로 환전하는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구조 때문에 수요가 몰린 엔화가 강세를 띤다는 것이다.

이러한 학습효과로 외환시장에서는 위기 때마다 기계적으로 엔을 사는 거래가 이뤄진다.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 공포가 엄습할 때 엔과 금을 사는 게 법칙처럼 됐다”고 말한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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