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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신용등급 떨어진 중국, '회색 코뿔소' 달려오나

등록 2017-09-25 18:18수정 2017-09-25 20:04

‘예상되지만 놓치기 쉬운 위험’
S&P 등급 하향 이후 다시 주목
상하이 증시 3거래일째 하락세
중 기업부채, 작년 166.3%로 급증
은행 거래로 안잡히는 자산상품 등
‘그림자 금융’ 확산에 불안 커져
그래픽_장은영
그래픽_장은영

국제 신용평가사인 에스앤피(S&P)가 중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중국 금융시스템의 취약점인 ‘회색 코뿔소’ 리스크(위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5일 중국 상하이 증시는 에스앤피가 신용등급을 내린 지난 21일 이후 3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 누르면 확대됩니다.
에스앤피는 중국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6년9개월 만에 한단계 하향조정하면서 과도한 부채 증가와 ‘그림자 금융’을 위험 요인으로 지적했다. 중국의 기업 부채와 장부에 잡히지 않는 그림자 금융은 ‘회색 코뿔소’ 위험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육중한 코뿔소가 돌진해오면 진동과 먼지가 일어나 미리 대비할 수 있는데도 자칫 간과하기 쉬운 위험을 일컫는다. 세계정책연구소 대표인 미셸 부커가 2013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언급한 개념으로, 검은 백조처럼 예상할 수 없는 위험이 발생해 엄청난 충격을 주는 ‘블랙스완’과는 다르다.

중국 정부도 최근 ‘회색 코뿔소’ 위험을 인정했다. <인민일보>는 지난 7월17일 1면에 ‘회색 코뿔소에 대비해야 한다’는 사설을 실었다. 중국 공산당 최고 경제정책결정기구는 같은 달 27일 ‘중대한 문제인데도 보여도 보지 않는 위험’으로 그림자 금융, 부동산 거품, 국유기업의 과도한 부채, 국외 인수·합병(M&A)을 꼽았다.

중국의 기업부채는 최근 수년간 급증해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료를 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의 부채 비중은 2011년 119.9%에서 2016년 166.3%로 늘어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수준으로 미국의 2배를 넘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연례협의보고서에서 중국의 민간부채 축소를 중요한 과제로 봤다.

은행 거래에 잡히지 않는 ‘그림자 금융’은 중국 금융시스템의 뇌관이다. 재테크 열풍을 일으킨 자산관리상품(WMP)은 은행이 고금리를 약속하고 받은 자금으로 신탁회사 등을 통해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한다. 예대 금리차 축소로 수익성이 나빠진 은행들은 수수료를 챙기는 한편, 이 자금은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 거품을 부추겼다. 하지만 은행의 재무제표에는 대출로 잡히지 않아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 이 재테크 상품은 2013년 당시 중국 공상은행이 상환보증을 거부하면서 대규모 환매와 연쇄 부도 가능성으로 중국발 금융위기 우려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중국의 자산관리상품은 2016년말 29조위안으로 4년 새 4배 넘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1일 “주춤했던 중국의 그림자 금융이 당국의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 효과’로 다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물론 중국의 대외건전성이 양호하고 정부의 통제력이 막강하다는 점에서 이번 신용등급 강등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통계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수년째 중국발 금융위기를 경고하는 서구의 시각에 중국은 불쾌감을 표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시스템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7월 금융공작회의에서 ‘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림자 금융을 은행 건전성 평가에 포함시키고 규제를 강화했다. 은행·증권·보험을 아우르는 슈퍼 금융감독기구도 출범할 예정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고비마다 위험관리 정책으로 시장을 안정시켰다”며 “다만 부동산 과열이 재연될 경우 그림자 금융이 증가할 수 있는 위험은 남아있다”고 짚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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