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7 셀트리온 임시 주주총회'에서 셀트리온 코스피 이전 상장이 결정되자 총회장을 비추는 카메라에 환호하는 주주들이 포착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이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결정했다.
셀트리온은 2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와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은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코스피 시장이 주가 흐름에 유리하고 공매도 위험이 적다며 이전을 요구한 데 따라 열린 것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이날 주총장에서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내년 1~2월께 상장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200 특례편입은 내년 3월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의 현재 시가총액은 17조4천억원대로 코스피 시총 18위에 해당한다. 코스피200에 들어가면 지수를 따르는 기관 자금 유입으로 수급이 개선될 수 있다. 셀트리온 주가는 이런 기대감으로 지난달 초 이후 30% 넘게 올랐다.
하지만 공매도 방지 측면에서는 코스피가 딱히 유리하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최근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을 변경하면서 코스닥 시장에서 지정이 더 쉽도록 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카카오에 이어 대장주인 셀트리온마저 이전을 결정함에 따라 코스닥이 ‘마이너 리그’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1999년 이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떠나간 기업은 현대중공업, 기업은행, 아시아나항공, 엔에이치엔(NHN), 하나투어 등 46개에 달한다.
한국거래소는 추가적인 코스닥 이탈을 막으려 코스피와 코스닥의 우량주를 합친 새 통합지수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통합지수는 KRX100 등 2가지가 개발됐고 여기에는 당연히 셀트리온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코스닥이 코스피와 차별화할 수 있는 성장주 중심의 시장 색깔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코스닥 상장심사 질적 요건을 강화하고 부실기업을 과감히 솎아내 시장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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