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시장가치가 마침내 400조원을 넘어서며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4분의 1 수준에 도달했다.
1일 삼성전자 주가는 10만7천원(3.89%) 치솟은 286만1천원으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9만5천원(4.24%) 급등한 233만5천원으로 나란히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33.04(1.31%) 오른 2556.47로 마감해 2500을 돌파한 지 이틀 만에 2550선 위로 올라섰다. 외국인은 나흘간 1조718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삼성전자 시총은 보통주만 371조2677억원으로 우선주(43조74억원)를 합쳐 414조2751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1664조9010억원)의 24.88%에 달하는 규모다.
삼성전자 시총은 2005년 11월 처음 100조원에 도달했다. 이후 200조원과 300조원을 돌파하는 데는 각각 6년4개월과 4년8개월이 걸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불과 9개월여 만에 100조원이 불어났다.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조원 돌파 당시 17.14%에서 7.74%포인트 늘어났다.
전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실적은 미국 증시마저 들어 올렸다. 10월31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가 6.39% 급등하는 등 반도체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시장 수요 증가세가 4분기에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자, 인텔 등 반도체 업체가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320만~350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배당의 재원인 이익잉여금에서 인수·합병에 지출되는 현금은 빼지 않기로 해 실질적인 주주환원비율이 50%를 넘을 것으로 봤다.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계획이 없다는 점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경쟁사들의 설비투자 증가로 디램과 낸드의 공급부족 현상이 누그러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은행 유비에스(UBS)는 “디램 가격은 내년 초에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봤고, 미국 투자자문회사 비아이피(BIP)는 “중국의 적극적인 반도체 투자로 선발업체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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