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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초대형 투자은행’ 첫 지정…멀디 먼 ‘한국판 골드만삭스’

등록 2017-11-12 17:01수정 2017-11-13 08:56

금융위, 13일 정례회의 상정
발행어음 통해 고객 돈 받아
기업 회사채·대출에 운용 가능
혁신형 기업의 자금 젖줄 될 수도
은행권과 경쟁 쉽지 않아
초기 수익성 개선 힘들 듯
국내 증권산업 양극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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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도 기업금융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첫 출범을 앞두고 증권업계에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게 됐다는 기대감이 크지만,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아 ‘몸집 불리기’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찮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를 열어 ‘초대형 투자은행 지정과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인가’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 엔에이치(NH)투자증권 등 증권사 5곳이 투자은행 지정을 신청했지만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 사업은 한국투자증권만 우선 상정돼 ‘반쪽짜리’ 출범이 예상된다.

정부는 은행 중심의 기업 자금조달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초대형 투자은행’을 도입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에 기업금융 업무를 부여해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키우려는 의도다. 발행어음 사업을 인가받은 투자은행은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조달한 자금의 절반 이상은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나 대출 등 기업금융에 운용해야 한다. 발행어음은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지만 고객에게 약정한 금리를 지급한다. 대형 증권사들이 새로운 수신 수단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현재 자격을 충족한 곳은 없지만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증권사에는 수신 한도 제한이 없고 수익을 실적배당 방식으로 지급하는 종합투자계좌(IMA) 업무도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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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이 사실상 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으로 심사가 보류되는 등 4개사는 대주주 적격성이나 불완전판매 등 제재 사유로 이번 발행어음 인가 심의 대상에 오르지 못했다. 순차적으로 5개사가 모두 인가를 받을 경우 산술적으로 최소 24조6천억원이 기업금융에 흘러갈 수 있다. 투자은행의 역할에 따라서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혁신형 기업에 모험자본 공급이 늘어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발행어음 사업의 이익개선 효과가 초기에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시행 첫해인 올해 발행어음의 현실적인 규모는 자기자본의 50%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운용대상에 제한이 있고, 수익성이 높은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대출 업무를 주력으로 하는 은행에 맞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 등장 이후 시중은행들도 연 2%대 특판 예금을 내놓아, 발행어음 금리를 매력적인 수준으로 제시하지 않으면 자금조달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임수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발행어음 사업 초기에는 투자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이 0.57%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은행의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정부가 롤모델로 거론한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증권은 자본규모가 100조원과 30조원에 이른다. 국내 증권사의 자본을 4조원과 8조원 구간으로 나눠 ‘당근’을 제시하는 자체가 큰 의미는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이들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금융위기 이후 규제 강화 등으로 고위험 투자에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 흐름과도 맞지 않다.

발행어음 업무 도입으로 국내 증권산업의 양극화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탄을 확보한 대형사들이 투자 분야를 확대하고 운용 인력을 빼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권대정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대형 증권사들이 차별적인 사업모델 구축 없이 중소형사의 시장 빼앗기에 골몰한다면, 신용등급을 상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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