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과 외국인의 자금이 코스피에서 코스닥으로 이동하면서 두 시장의 지수는 5거래일째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코스피 상장사의 이익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지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반도체 등 정보기술 업종으로 이익 쏠림 현상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25곳의 3분기(7~9월)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2조9496억원으로 전 분기(39조74억원)보다 10.1%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에 견주면 기저효과로 45.3% 급증했다. 순이익(32조1357억원)도 전 분기보다 11% 늘었다. 지난 2분기에는 이익 증가세가 주춤거리면서 실적이 정점을 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3분기 매출액(463조9198억원)은 3.5% 늘었다.
이로써 올해 누적 영업이익은 120조45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7.7% 늘어났다. 누적 순이익(92조5406억원)도 34.2% 급증했다. 이러한 추세가 4분기에도 이어지면 연간 순이익이 130조원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증가율은 각각 10.2%, 17.4%로 급감한다. 삼성전자의 누적 영업이익(38조5천억원)은 전체의 32%에 이르고 에스케이(SK)하이닉스를 합하면 40%에 육박한다. 업종별로 봐도, 전기·전자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274.8%로 가장 높았고 의료·정밀(83.4%)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전기·가스(-62.5%), 종이·목재(-55%) 등은 영업이익이 급감했고 운수·장비는 3분기에 영업적자로 돌아서 양극화가 멈추지 않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수출 호조로 경기민감 업종은 실적이 좋아졌지만 체감경기와 밀접한 내수 기업의 실적 회복은 더디다”고 진단했다. 보험 등 금융업은 3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 분기에 견줘 각각 15.7%, 18.5% 감소했다.
최근 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는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은 좋지 않았다. 779곳의 3분기 연결 실적을 보면,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0.8%와 0.4%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순이익은 되레 22.2% 급감했다. 분석 대상 기업 셋 중 하나는 적자를 냈다. 영업이익률도 6.27%로 뒷걸음질 쳐 코스피 기업(9.26%)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그럼에도 기관과 외국인들은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과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드 갈등이 풀릴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 관련 소비주들의 이익이 4분기부터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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