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첫날 종가 812.45 기록
2007년 10월31일 이후 처음
‘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감에
‘1월 효과’ 코스닥에 쏠린 듯
2007년 10월31일 이후 처음
‘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감에
‘1월 효과’ 코스닥에 쏠린 듯
새해 첫 증시 거래일인 2일 코스닥이 10년여 만에 종가 기준으로 810을 돌파했다. 연기금의 투자 확대 등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를 밀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4.03(1.76%) 오른 812.4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 종가가 810선을 넘은 것은 2007년 10월31일(810.07) 이후 10년2개월 만이다. 종가 기준 800 고지를 밟은 것도 2007년 11월6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은 지난해 11월에도 장중 800선을 넘겼지만 종가는 700대에 머물렀다. 이날 시가총액은 288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지수는 803.63으로 출발해 꾸준히 상승하다 810선을 넘어 장중 한때 813.4까지 올랐다. 바이오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닥 제약업종이 3.40%, 바이오 신약개발기업이 집중된 코스닥 기술성장기업 지수는 6.10% 올랐다. 줄기세포 관련주인 차바이오텍은 30% 가격제한폭까지 폭등했다. 연기금의 투자가 코스닥150 등 대형주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2.17%)과 3위 신라젠(9.63%), 5위 티슈진(4.83%)이 함께 올랐다. 외국인은 최근 2주간 5624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도 3거래일 연속 1239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닥 시장에 자금이 유입됐다.
새해 첫날 코스닥의 뚜렷한 강세는 이달 발표 예정인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과 코스닥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지난 12월27일 발표한 ‘2018 경제정책방향’에서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 확대 유도, 코스닥 기술특례상장기업 자금지원 확대 등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예고했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은 현재 사상 최대 수준인 시장의 유동성을 소외된 코스닥 시장에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의 현재 코스닥 투자 비중은 2.2% 수준으로 이 비중이 1%포인트 확대될 때마다 약 1조원 수준의 추가 매수가 들어올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연기금의 코스닥 순매수 금액은 2015년 7천억원, 지난해는 6천억원 수준이었으며 2016년에는 되레 5천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김재윤 케이티비(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연기금의 코스닥 순매수가 연간 8천억원을 웃돈 적이 없기 때문에 올해부터 본격적인 코스닥 비중 확대가 진행될 경우 파급 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있는 97개 코스닥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조5920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추정치 4조7352억원)보다 39.2% 많다.
새해를 맞는 기대감으로 1월의 주가가 다른 때보다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는 ‘1월 효과’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과거 코스닥 시장은 1월에 주로 강세를 보여 이에 따른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코스닥 1월 수익률은 평균 2.2%로 지난해를 제외하면 4년 연속 상승했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새해 첫날은 희망이 큰데 올해는 코스닥에 집중됐다”며 “지난 연말 마지막 주부터 코스닥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에 녹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2467.49)보다 12.16(0.49%) 오른 2479.65에 장을 마감했다. 시총 1·2위 주인 삼성전자(0.12%), 에스케이(SK)하이닉스(0.13%)가 소폭 올랐다.
박수지 기자, 한광덕 선임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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