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차기 회장 선임절차를 4일 개시해 27명의 1차 후보군을 확정했다. 같은날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지주 최대주주로 회장 선임에 의결권을 행사할 국민연금공단 등에 김정태 회장 관련 ‘시이오(CEO) 리스크’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날 하나금융지주 회추위는 회의를 열어 내부 8명과 외부 19명으로 구성된 회장 후보군(Long list)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 쪽은 “회추위가 엄선해 관리해왔던 후보 이외에 회추위원과 외부 전문기관이 추천한 후보, 고위직 퇴직 임원 등 27명으로 후보군이 구성됐다”고 발표했다. 회추위는 앞으로 후보군에 대해 심층 평가와 평판 조회를 거쳐 최종 후보군(Short list)을 추려내고, 심층 인터뷰와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당국이 현직 회장이 자신한테 유리하게 회추위를 구성한다는 ‘셀프연임’ 문제를 제기한 이후 하나금융지주는 김정태 회장이 회추위에서 빠지는 등 구성을 재편했다. 애초 회추위는 사외이사 8명 중 6명과 김정태 회장을 합쳐 7명으로 구성됐으나, 최근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회추위 소속으로 계열사와 특혜거래 논란에 휩싸인 사외이사 한 명이 사표를 내고 김 회장이 빠진 뒤 다른 사외이사 2명이 추가로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에 윤종남 이사회 의장이 회추위원장을 맡고, 송기진·김인배·윤성복·양원근·박원구·차은영 사외이사가 회추위원이 됐다.
한편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운동본부 소속 하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지주 지분 9.64%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과 대표적 의결권 자문사인 아이에스에스(ISS), 시장 애널리스트 등에게 시이오 리스크 의견서를 보내어 김정태 회장이 각종 특혜의혹의 중심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의견서에 최순실씨를 지원한 이상화씨의 은행 내 특혜승진 개입, 아이카이스트에 대한 특혜대출 연루 의혹, 사외이사·아들 운영 업체와 계열사의 특혜거래 의혹 등의 내용을 담았다. 앞서 “전직 임원의 악의적 흠집내기”를 거론하는 등 각종 의혹제기에 음모론을 제기했던 김 회장은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의 연임 관련 질문에 묵묵부답하는 등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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