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급락 하룻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 한국거래소 제공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로 급락했던 한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코스피는 20.32(0.84%) 오른 2437.08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산 철강이 미국의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정부 발표에 포스코 주가가 2% 넘게 오르는 등 철강·금속 업종(1.66%)이 반등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결과, 불리해진 것으로 평가된 자동차가 속한 운수·장비 업종(-0.35%)은 상대적으로 소폭 하락해 전체적으로 지수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 정책이 한국의 정보기술(IT) 업종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분석도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한국 등) 아시아에서 생산된 반도체는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대체 수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거래일 연속 1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나타냈다. 미국의 중국산 관세부과 방침과 중국의 미국산 보복관세 대응의 향방은 아직 안갯속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중 관세 맞불은 무역전쟁의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며 “글로벌 위험자산의 가격 하락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은행 제이피(JP)모건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도 무역전쟁으로 인한 부수적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며 “한국의 원화와 대만 달러 등 무역 충격에 취약한 아시아 통화의 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블룸버그>는 미국이 유럽과 캐나다 등에 대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철회했듯이 이번 중국과 무역 갈등도 유사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세부 목록을 바로 공개하지 않고 조정기간을 둔 것도 중국과 타협에 나설 용의가 있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현지의 금융기관과 전문가들도 결국 협상을 통해 타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의 관세부과 세부 계획이 마련되는 4월초까지는 보호무역 이슈의 전개 방향에 따라 위험자산의 등락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지난 2월 조정 당시 하단인 2350선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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