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며 푼돈을 모으는 ‘짠테크’가 유행하면서 ‘앱테크’(애플리케이션+재테크)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앱테크란 스마트폰에 각종 ‘리워드앱’(reward app)을 깔고 앱에서 요구하는 간단한 작업을 수행해 포인트나 소액 현금으로 보상받는 것을 가리킨다. 2010년 이후 등장한 리워드앱은 초기엔 스마트폰 잠금화면을 해제할 때 나오는 광고를 보면 포인트를 주는 정도였지만, 최근엔 출석체크나 설문조사, 게임과 연계하는 등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앱테크를 시작한 지 9개월가량 된 직장인 권준혁(28)씨는 만보기 앱을 애용한다. 걸음 수에 비례해 포인트가 적립되는 앱이다. 하루 동안 몇 걸음 걸었는지도 알게 되고, 비교적 접근성이 쉽다는 것이다. 지난 7일 기준 국내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의 마켓랭킹을 보면, ‘캐시슬라이드 스텝업’(전체 무료앱 36위, 건강·운동 분야 1위)과 ‘캐시워크’(전체 66위, 건강·운동 분야 2위)는 다운로드 수가 꾸준히 높은 편이다. 캐시워크 하루 이용자 수만 150만명이 넘는다.
권씨는 출석체크 앱도 자주 쓴다. 출근길 지하철이나 점심시간, 화장실 갈 때 잠깐씩 앱을 열어 출근 도장을 찍는다. 주로 은행이나 유통업계에서 운영하는 앱이 많다. 하나은행의 ‘하나멤버스’ ‘씨제이 원’(CJ ONE) 등의 앱은 출석체크하는 이용자들에게 포인트를 제공한다. 권씨는 “리워드앱만 10개 정도 쓰고 있는데, 한달에 커피값 정도 번다”며 “적은 돈이라도 버는 재미가 있고 이용하다보면 과소비가 억제돼 좋다”고 말했다. ‘캐시슬라이드’, ‘허니스크린’ 등은 스마트폰의 잠금해제만 해도 기프티콘이나 포인트로 바꿀 수 있는 고전적인 앱테크 유형이다. 최근엔 잠금해제 이후 광고를 보면 추가 적립해주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대부분의 리워드앱이 이용자의 참여를 요구하지만 방치했을 때 보상을 해주는 앱도 있다. ‘공부타임’ ‘방치타임’ 등의 앱은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시간 동안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기본적으로 방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급하는 포인트가 늘어난다. 대신 잘 때 앱을 켜두는 식으로 일정 시간 이상 길게 구동하면 적립되는 포인트가 오히려 줄어들도록 됐다. 일정 포인트가 쌓이면 문화상품권으로 교환하거나 상품들로 바꿀 수 있다.
이밖에 ‘틸리언’ 등의 설문조사 앱 이용자들은 설문조사에 대해 간단히 대답하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고, 금액에 상관없이 언제든 오케이(OK)캐시백으로 바꿀 수 있다. 자신이 쓴 영수증을 찍어 올리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앱도 있다. ‘캐시카우’는 하루 두건까지 영수증을 올리면 포인트를 제공한다. 캐시카우 등 각종 리워드앱을 이용하는 주부 김선미(39)씨는 “가계부 쓰듯 앱테크도 습관을 들여 꾸준히 해야 모인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이 꼽은 앱테크의 단점으로는 휴대전화 배터리가 비교적 일찍 닳고, 각종 광고 푸시(알림) 등으로 스마트폰 이용 환경이 지저분해진다는 점이 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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