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출시된 ‘코스닥 벤처펀드’(벤처펀드)가 1조원 가까이 모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을 키운다는 정부 방침과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한 중소형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뭉칫돈이 벤처펀드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3일 기준 48개 자산운용사에서 출시한 85개 벤처펀드 누적 판매액이 9385억원이라고 집계했다. 벤처펀드는 출시 첫날인 지난 5일에만 3708억원이 몰렸다. 벤처펀드는 펀드 재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해제된 뒤 7년 이내의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 기업이 발행한 주식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전체 펀드 설정액의 15%를 벤처기업이 발행한 신주나 무담보 전환사채(CB·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주식을 살 수 있는 채권)에 투자한다. 나머지 35%는 코스닥에 투자해야 한다.
벤처기업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만큼 기본적으로 고위험 상품이지만, 소득공제와 공모주 우선 배정 측면에서 혜택이 있다. 벤처펀드에 3년 이상 투자하면 펀드별 투자 총액 3000만원까지 10% 소득공제(한도 300만원)를 받을 수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 건 특히 코스닥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공모 기업의 공모가는 적정 기업가치보다 약 30% 낮게 산정돼 초기에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전체 85개 벤처펀드 가운데 공모펀드는 7개에 불과하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등급이 책정되지 않은 채권까지 투자할 수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기확장구간에서 중소형주 성과가 대형주 성과보다 높았고, 문재인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개인투자자들의 중소형주 투자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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