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금융센터에 설치된 황소상. 한국거래소 제공
코스닥 벤처펀드가 출시 8영업일 만인 지난 16일 설정액 1조원을 넘어서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벤처펀드가 300만원 소득공제와 공모주 30% 우선 배정이라는 매력이 분명한데 견줘, 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9일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일반인이 소액으로 가입할 수 있는 7개 공모 코스닥 벤처펀드에만 3228억원(18일 기준)이 들어왔다. 이 펀드는 3년 이상 투자하면 3천만원까지 10%(300만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봉이 5천만원이면 연말정산 때 79만2천원의 세금을 돌려받는다. 또 펀드에 코스닥 공모주식의 30%를 우선적으로 청약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단 코스닥 벤처펀드의 추가적인 출시가 잇따라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면 수익률이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 또 운용사들이 공모주 물량 확보를 위해 값을 높게 부르면 공모가에 거품이 낄 우려도 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운용자산의 15%를 벤처기업의 신주에 투자해야 한다. 대부분의 운용사들은 이 요건을 공모주 배정물량으로 맞출 계획이다. 정부 의도대로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해 신주를 받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업공개 시장이 침체될 경우 공모주를 통한 신주 요건을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일부 운용사는 전환사채 등 주식관련 채권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도 신주로 간주해주기 때문이다. 현재 공모펀드 중 가장 많은 2300억원의 자금이 몰리고 있는 케이티비(KTB)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이 운용사는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만기 때 원리금을 돌려받는 전환우선주 등에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의 환매가 늘어날 경우 유동성 측면에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또 벤처기업이나 벤처 해제 뒤 7년이 지나지 않은 코스닥 상장사 주식에 자산의 35%를 투자해야 한다. 향후 코스닥 시황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나머지 50% 자산에 대한 운용 제한은 없다. 삼성액티브, 미래에셋, 케이비(KB)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나머지도 주로 주식에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은 코스피·코스닥의 우량주를 편입한다. 이렇게 되면 펀드의 전체 주식편입 비중이 90%를 웃돌게 된다. 기존 공모주펀드는 국채와 우량 회사채에 투자해 안정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공모주를 통한 추가 수익을 노린 ‘채권혼합형’ 펀드였다. 반면 코스닥 벤처펀드는 코스닥에 주로 투자하는 ‘주식(혼합)형’이라는 점이 다르다. 하나유비에스(UBS)자산운용은 주식 노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주식 자산의 50%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코스닥 150선물을 매도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투자자문사 플레인바닐라의 김경식 이사는 “보수적인 투자자는 주식 비중을 낮춘 펀드에 가입하고, 장기 투자자의 경우 공격적인 주식형 펀드도 고려할만 하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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