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높은 수익률로 인기가 높았던 베트남 펀드 등 신흥국 주식 펀드가 줄줄이 마이너스 신세다. 올해 1분기까지도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한달 새 수익률이 급락했다.
1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 해외 주식형 펀드의 최근 한달(11일 기준)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베트남 펀드 수익률이 -10.31%로 가장 낮았다. 유럽신흥국(-7.48%), 러시아(-7.14%), 중남미(-6.85%), 브라질(-6.24%) 순서로, 신흥국 주식 펀드의 성과가 좋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같은 기간 유럽(4%)과 북미(3.17%), 일본(1.76%) 펀드는 약진했다.
베트남·브라질·러시아 펀드는 지난 3월까지만 하더라도 해외 펀드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한달 새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 3월26일 기준 연초 이후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베트남이 17.91%로 가장 높았고, 브라질(14.06%), 러시아(9.79%) 차례였다. 특히 베트남 펀드는 올해에만 6천억원 넘게 유입돼 지난 11일 기준 설정액이 1조2973억원으로 덩치가 커졌다. 단일 국가 해외 주식형 펀드로는 중국(7조3741억원)에 이은 2위 규모다.
투자 수익률이 고꾸라진 배경으로는 지난달부터 달러 강세 영향으로 주요 신흥국 통화 약세와 함께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베트남 증시는 지난달 10일 사상 최고점인 1211.34를 찍은 뒤, 한달 새 10% 넘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투자처를 가려낼 때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을 주시하라고 조언했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지며 신흥국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부채상환 능력이 의심되는 국가보다는 비교적 견조한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이익 전망 역시 긍정적인 신흥국 국가의 상대적 매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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