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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증권사 ‘신규 고객 무료수수료’ 경쟁…기존 고객 ‘호갱’ 만들기?

등록 2018-05-22 09:21수정 2018-05-22 22:51

새 가입 고객 주식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100년 무료…”
주식 옮겨도 최대 200만원 줘
기존 고객은 혜택 전무
“증권사 갈아타기 번거로워
잘 바꾸지 않는 것 알고…” 불만
10년째 주식투자를 하는 직장인 성정욱(32)씨는 지난 4월 삼성증권에서 엔에이치(NH)투자증권으로 거래 증권사를 바꿨다. 거래(위탁매매) 수수료 무료 혜택이 신규 고객에게만 제공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무료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씨처럼 거래 증권사를 옮겨 다니는 ‘메뚜기’ 개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주요 증권사 9곳이 모두 신규 고객에게 무료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고객이 스스로 다른 증권사로 갈아타도록 유인을 주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증권사 수익은 ‘시황’에 따라 결정됐다. 증시 호황으로 거래대금이 증가하면 이에 따른 수수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2007년 증권사 수익에서 60%가 넘었던 위탁매매 규모는 지난 1분기 기준 30% 안팎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증권사들의 주식 거래 수수료도 0.5%대에서 0.015% 수준으로 떨어지더니, 결국 무료화 정책이 ‘상수’처럼 됐다. 대형사 중심으로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분야를 키우는 정책으로 돌아섰고, 지난해 엔에이치투자증권이 ‘평생 무료’ 이벤트를 시작하면서 업계에선 비대면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100년 무료’ 등 수수료 전면 무료 경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엔에이치투자증권은 지난 3월 기준 수수료 무료 혜택 이벤트를 통해 가입한 고객의 신규 자산 2500억원이 유입됐다고 밝혔다.

이런 수수료 전쟁이 ‘치킨게임’이나 ‘출혈경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증권사들은 이렇게 확보한 고객을 대상으로 돈을 빌려 투자할 수 있게 하는 신용거래 융자로 이자 수익을 내는 등 다른 상품으로 유인하는 효과가 더 크다는 판단이다. 증권사들은 수수료 무료 혜택에 이어 ‘타사대체입고’에도 혜택을 주는 등 ‘고객 뺏어오기’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엔에이치투자증권은 타사대체입고 고객에게 주는 혜택도 최대 200만원(30억원 이상)으로 키웠고, 삼성증권도 타사에서 주식을 옮기는 고객에게는 최대 100만원을 준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브로커리지 수수료 전쟁과 달리 신용이자는 증권사 핵심이익 중 하나”라며 “브로커리지 수수료를 공짜로 해도, 이로 인해 유입되는 고객자산과 또 이 고객이 신용이나 주식담보대출을 쓰게 되면 거기서 파생되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고객 유인 효과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 고객에 대한 혜택은 없어 투자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수수료 혜택을 좇아 거래 증권사를 2번 바꾼 직장인 투자자 정비락(38)씨는 “통신사들이 장기 고객에게 혜택을 주지 않고 신규 유치에만 열을 올렸던 것처럼 증권사 수수료 혜택도 비슷하다”며 “특히 나이 든 사람들이 에이치티에스(HTS·홈트레이딩시스템)나 엠티에스(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바꾸면 공인인증서를 새로 깔고 관심종목을 새로 설정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웬만하면 잘 바꾸지 않는 점을 알고 증권사들이 기존 고객에겐 혜택을 주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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